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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썰 백업용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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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라고 써놨는데 뭐 음 걍 고등학교 야구팀임 별거없음~


1.

민호 포수 투수 토마스 홈런왕 김갤리 다리부상으로 매니져하는 전 도루의 달인 뉴트... 뉴트만 또 짠ㄴ내군 시팔..

뉴트는 번트랑 도루 씹사기 수준으로 잘해서 레알 촉망 받는 애엿는데 너무 촉망받아서 상대팀이 반칙으로...(말을잇지 못함) 김갤리는 5번 알비가 4번타자~ 알비까지 루 채우면 홈런 날리는 포지션인거지 넘 띄워주나


2.

아까 알티한 어떤 존잘님의 만화대로... 전 에이스였던 벤이 심각한 부상으로 빠지고(왈칵) 전학온 토마스가 투수로 들어오는데 선수층이 얇다보니 한번에 정포수인 민호랑 호흡맞추는 배터리로 발탁난거지. 근데 벤하고는 스타일이 완전 달라서 민호도 토마스도 개고생하면 좋겠다 벤은 속력 보통 컨트롤 보통으로 밸런스가 잘맞아서 에이스 발탁된거였는데 토마스새끼는 속구는 던질 수 있어도 변화구만 던졌다하면 컨트롤이 개병신인거

하도 연습중에 포볼이 많이 나니까 민호가 빡쳐서 야이 컨트롤 병신아!!! 실전에서 써먹지도 못하겠네 개시팔 니 포크볼 이번에도 스트레이트로 못넣으면 운동장 50바퀴다 팍씨

그리고 벤하고 배터리 짤때는 민호가 볼배합 계산해서 사인줬었는데 토마스가 예전에 있던 팀에서는 투수가 했어서 충돌 개잦고.. 어쩔수없이 포수가 투수에게 맞춰야하니 아니 저 병신이 던지지도 못할 슬라이드를 시발 왜 던진데 지랄맞은 새끼 이런생각하면서도 사인대로하는데 대부분 토마스가 볼배합한데로 하면 의외의 탈출구가 보이고 이래서 점점 서로 의견조율하며 맞춰지는거지... 근데 탈출구 보이는건 핀치상황일 때고 평소에는 볼배합 병신이라 결국 민호가 볼배합하는거(존나

벤 때와는 다르게 고집이 오지게 세서 패가면서 길들이는 것도 보고싶다 투수는 포수하기 나름이닉아~ 앞에서는 컨트롤 병신 변화구 병신 시합 상황 생각안하지 머저리야 타자를 보기는하냐 왈왈거리는데 밖에서는 쟤 존나 노력파임 에이스될거 깝ㄴㄴ


3.

그래도 자기 투수라고 관리도 쩔게 해주는거 보고싶다 아베처럼 몇 키로쪘어 몇 cm컸어 집에가서 뭐했어 더 던지지진 않았겠지 왈왈으르렁대지는 않아도 손마사지도 묵묵히 해주고 컨디션 조절 잘하라고 좀 으르렁대거나 좋은 공 던지면 잘했다고 머리해집어주고

포수답게 눈썰미도 좋아서 컨디션 안좋거나 시합중에 조금만 흔들리는거 보여도 귀신같이 알아챘음 좋겠다 루 다 채워버리고 1점 더 뺏기면 콜드로 질 상황에서 토마스가 완전히 겁먹어버렸는데 민호가 벌떡 일어나 척척 걸어와서는 거의 헤드락걸듯이 목에 팔감고 미트로 입가리더니 벌벌 떠는 토마스한테 뽀뽀해주는것 보고싶다(이상함

어디 동영상에서 포수가 투수 긴장 풀라구 해주는거 봣ㅅ단말야ㅠㅁㅠ 개억지스럽지만 토마스는 존나 멍해져있는데 민호가 긴장 풀어. 뒤에 애들 있는거 안보여? 맞히게 해도 돼, 멍청아. 슬라이드. 아래쪽. 맞는건 상관없지만 볼은 안돼. 베스트로 던져.

쇼크로 정신차린 토마스는 타자 하나 아웃 보내고 자신감 붙어서 삼진까지 쭉쭉 낸 다음 무사히 핀치에서 탈출. 그시합 결국 토마스 덕분에 이겨서 다음부터 저새끼 상태 병신이네 싶을때 간간히 뽀뽀해주는거 보고싶다ㅠㅠㅠㅠ

첨엔 민호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 자의로 했었는데 가면 갈수록 토마스가 요구하는것도 보고십다 시합들어가기 전에 컨디션 병신이라고 징징대면서 해달라고 하고 민호는 지랄하네 하면서도 에이스가 상태 안좋다니까 결국 해주고..

다른애들도 시합때 간간히 충격요법으로 해주는거 알아서 별 말없었는데 갈수록 횟수가 늘어나니까(토마스가 너무 요구해대니까) 민호가 폭발해서 유치원 못가는 어린애냐고 개패듯 패니까 시합나가야된다고 말리고...


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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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 싸구려같은 분위기 주의. 뒤에는 수위라서 안씀. 뉴트가 탑 맞음...



1.

스트리퍼 뉴트랑 바텐더 갤리 같은 조합은 아무도 안좋아해줄까

그냥... 뉴트는 당연히 돈 때문에 스트리퍼일 하고 라이즈앤 샤인이라 양심찔리지만 남창일도 하는데 갤리는 뉴트가 쇼하는 게이바의 바텐더고... 그냥...(왈칵) 왜 이런거 짜고있지ㅠㅠㅠㅠ점점 더러운 것만 떠올리는 뇌..

갤리는 페이가 그럭저럭 괜찮길래 알바겸으로 시작한건데 뉴트 시간이랑 갤리 근무시간이 겹치는거지.. 아 내가 스트립쇼를 봤어야 시발 뭘 쓰지 개현타온다;; 어쨌든 바가 뉴트때문에 굴러간다해도 무방할정도로 인기 많아서 갤리 근무시간에만 사람 존나 몰리는거임 갤리는 원래 손님 많은 바인가보다 했는데 다른 바텐더가 쇼 보고싶다고 사정사정하길래 타임 한 번 바꿨다가 존나 한산한 바 풍경에 중간에 꿀잠까지 잤을 정도였음.

내가 이렇게 개같이 바쁜게 저 스트리퍼하나 때문이라니 얼마나 잘났길래 그러는지 평소에는 사람들이 가려서 별로 안보이길래 관심도 없었던 스테이지에 눈길이 가는 그런... 잠깐 숨돌릴 틈에 고개 빼고 보는데 보자마자 얼굴 기묘하게 구기는 갤리 보고싶다...

다른게 아니라 진짜, 진짜로 베테랑이라는게 눈에 보여서... 전에도 게이바에서 알바는 했었고 쇼도 몇번 봤었는데 존나 비교가 안되는거임. 거기다 얼굴이 미친듯이 요정같으니까 저도모르게 넋을 놨다가 클리셰니까 눈이 마주치는거지.

그냥 보이니까 본건데 뭔가 갑자기 잘못한것 같아서 찬물 부은듯 정신차린 갤리는 황급히 고개 돌리고 주문 받음. 보는게 아니었는데. 근무중이 아니었으면 욕이라도 씹었을텐데 그러지는 못하고 아예 스테이지에서 등돌리고 일하는 새에 쇼가 끝남.

원래 쇼 끝나면 나름 한산해져서 숨 돌릴틈 생긴 갤리는 한시간쯤 더 일하다가 쓰레기 버리고 오라는 알바선배 명령 때문에 가득찬 쓰레기봉투 양손에 들고 존나 무겁다고 욕하면서 뒷문을 발로 차서 염. 내가 시발 쓰레기 버리러 온줄 알아.

그리고 뒷문 옆에서 담배 피고 있던 뉴트와 시선이 딱... 잠깐 입 벌리고 있던 갤리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목례 한 번하고 로봇 걸음으로 쓰레기 모아놓는 곳으로 감. 시발, 점주한테 이르는거 아니야? 들어온지 한달도 안됐는데 잘릴까봐 안절부절하는 갤리를 뭐라고 생각했는지 뉴트가 피식 웃음. 스테이지에서와는 다르게 긴팔 후드를 입고 있었지만 곧 겨울인데 도저히 남자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짧은 반바지를 입은 뉴트는 벽에 기대서 최대한 시선을 피하며 도로 들어가려는 갤리를 불러세움. 신입?

사람이라고는 자기 밖에 없는데 도저히 무시하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갤리가 예의 어색한 웃음으로 멈춰섬. 『그런데요.』

근데 존나 안추우세요? 뒷말은 삼키고 어정쩡하게 서있으니까 뉴트가 담배갑을 건넴. 시발 저 들어가야되는데. 그래도 따지면 점주다음으로 높으신 분인데(매출에 크게 관여하고 있으니)거절할 수가 없어서 갤리가 담배를 받아듬.

라이터 찾으려고 주머니 뒤지다가 라이터 불도 튕겨주길래 그냥 고개 숙이고 그걸로 불붙인 갤리가 고맙단 뜻으로 목례를 함. 신입주제에 건방지게 근무중에 담배 필 순 없으니 참고있었지만 갤리도 나름 골초여서 상황과는 별개로 살겠다는 느낌은 있었음.

『아까 나랑 눈 마주쳤었지.』

담배 피다말고 연기가 목에 걸려서 켁켁대는 갤리 때문에 웃음을 터뜨린 뉴트가 거의 헛구역질까지 하는 갤리의 등을 두드려줌. 딱히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아도 긍정을 돌려준 느낌에 갤리가 기침이 멈추고도 헛기침을 몇 번 함.

『일도 안하고 쳐다보는 놈팽이 새끼들도 있는데, 게이바 바텐더가 너무 쑥맥인척 하네.』피식 웃는 얼굴에 뒷머리를 긁은 갤리가 필터를 씹으며 문간에 기댐. 딱히 부정할 생각도 나지 않았음. 그래 뭐, 따지자면 말대로 쑥맥은 아니었으니까. 언제쯤 쳐다보나 궁금했다고 입꼬리를 올리길래 대답 안하고 계속 필터만 씹으니까 담뱃재를 턴 뉴트가 고개를 기울이고 눈웃음을 침.

『나랑 잘래?』

기묘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갤리를 보고 뉴트는 새 담배를 꺼냄. 이미 바닥에는 타다남은 담배가 산더미였고, 뉴트는 예의 그 접힌 눈으로 갤리를 봤지. 갤리는 눈을 옆으로 돌렸다가 답답한지 타이를 잡아당김.

『싫은데요.』

『왜? 싸게 해줄게.』웃으며 뱉는말에 갤리가 얼굴을 더 구김.

『전 돈으로 하는 관계는 영 안꼴려서.』

『공짜로 하고싶다?』

『진지하게 말한겁니다.』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듯 반쯤 탄 담배를 뱉고 비벼끈 갤리가 걸음을 돌림. 입에 담은 말은 진심이었음. 애인하고만 한다든지 그렇게까지 고지식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돈으로 하는건 아니었지. 상대방이 꼬셨어도 '돈 때문에'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등허리가 싸늘하게 식는 느낌이었음. 아무리 비싼값을 쳐도 그런걸로 살 수 있는게 아니라고 믿고있었지.

『내가 취향이 아니야?』

그리고 뱉은말이 진심이었으니까 갤리는 뒤에서 들려오는 말에 걸음을 멈춤. 어느새 갤리가 지나온 뒷문에 팔을 대고 기댄 뉴트가 웃고있었지. 갤리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고는 성대한 한숨을 쉬며 성큼성큼 왔던 길을 돌아감.

『모텔?』

『좀 닥치죠.』

그리고는 있는대로 인상을 쓰며 뉴트 맨다리를 쳐다보더니 하고있던 바텐더용 앞치마를 벗어서 뉴트 허리에 묶어줌.

『지랄말고 얼어뒤지기 전에 집가서 잠이나 자. 댁말대로 비리비리한 놈은 취향 아니니까.』

그러고는 대답도 안듣고 가버리는걸 그자세 그대로 쳐다보던 뉴트가 곧 웃음을 터뜨림. 깔깔거리고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경박한 웃음소리가 바 안쪽까지 들리는 통에 이미 코너를 돌아서 안보이는 뉴트가 있는쪽을 홱 째려본 갤리가 곧 혀를 차고는 신경끄기로함.



2.

그리고 다음날부터 뉴트의 추파가 시작됨. 쓰고 버리라고 갤리가 점주한테 값까지 지불한 앞치마를 그대로 입고나온 뉴트는 쇼시작 2시간 전부터 바 테이블에 걸터앉아서 갤리를 빤히 쳐다봤고, 갤리는 딱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그걸 최대한 무시함.

같은 타임인 알바선배 민호는 웬일로 바 안에 있냐고 뉴트에게 말을 붙였고 뉴트는 웃으며 '차인게 억울해서'라고 답했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갤리한테서 눈도 떼지 않는데 누가 그 뜻을 못알아듣겠어. 민호는 묵묵히 잡일을 하는 갤리와 뉴트를 번갈아 쳐다봄.

『찼다고?』

대놓고 물어보는 질문에 힐끔 민호를 쳐다본 갤리가 답하지않고 대걸레질을 마저함. 어쭈, 씹네. 답이 부정이면 딱히 씹을 필요도 없었을테니 민호는 와르르 웃음을 터뜨림. 네가 뭐라고 뉴트를 차냐!

깔깔대는 웃음소리에 신경질적으로 대걸레를 밀던 갤리가 빽 짜증을 냄. 난 취향 아닌 사람 차지도 못한답니까! 그래봤자 웃음을 멈추지도 않은 민호는 취향 참 독특하다고 일갈을 넣고는 뉴트를 쳐다봄. 그래서, 꼬시려고 거기 앉아있는거야? 앞치마 두르고?

『쟤가 사줬어.』

『사준거 아니거든! 눈갱이니까 긴바지 입으라고!』

기어코 배를 잡고 구르는 민호를 향해 주운 종이뭉치를 던진 갤리가 씩씩대며 대걸레를 끌고 화장실로 향함. 놓칠세라 졸졸 쫓아오는 금발을 노려보면 화장실도 못가냐고 어깨를 으쓱였지.

『싸게 해준다니까?』

『돈가지고 안한다고!』

화장실 간다고 한주제에 문간에 기대서 팔짱을 낀 뉴트가 짜증스럽게 수도꼭지를 틀어 대걸레를 적시는 갤리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꼬리를 올림.

『깨끗한척 하는거 되게 역겨운거 알아?』

단박에 사납게 노려보는 눈길에 뉴트가 실실거림.

『어제 나랑 눈까지 마주쳤던 주제에.』이를 박박 갈면서도 대답을 돌리지 않은건 사실이기 때문이었음. 인기가 많으니까 얼마나 잘하는지 궁금했던게 계기였고, 어쨌건 절대 건전한 이유는 아니었으니까.

『어땠어? 꼴렸어?』

갤리는 다시 질문을 무시하고 철퍽거리며 대걸레를 밟음. 죽죽 뽑아져나오는 구정물이 갤리의 바지 밑단을 적시는걸 접은 눈으로 바라보던 뉴트가 걸음을 옮겨 갤리와 딱 한발자국만 남겨둔 거리에 섬.

『돼지들이 좋아서 환장하는 몸을 공짜로 봤잖아. 어땠냐고.』

철퍽. 갤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뉴트에게로 고개를 돌림. 명백히 약올리는 목적으로 웃고 있는 눈꼬리가 야살스럽게 휘어져있었고, 인상을 있는대로 구긴 갤리가 불시에 후드티의 멱살을 잡음.

『그딴 돼지새끼들이랑 같은줄 알아? 그렇게 자랑스러운 몸뚱이면 함부로 굴리지말고 작작해. 머리끝까지 구정물 투성이니까 소리도 안들리나본데, 난 돈으로 하는 관계는 안해. 좆같이 후리려들지말고 꺼져. 난 댁하고 자고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까.』

뉴트는 이를 드러내는 갤리를 불과 손가락 한뼘 앞에두고 눈을 가늘게 뜸. 처음으로 얼굴에서 웃음이 지워지는 것에 잠시 주춤거린 갤리가 곧 밀어내듯 멱살을 놓았지. 무표정인 그대로 뉴트가 곱게 다물린 입을 염.

『구정물 투성이인 걸레랑은 못자겠다?』

갤리는 반박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갑자기 벽으로 밀어붙여지는 통에 곧 침음만을 삼킴. 까만 눈동자가 불과 손가락 한뼘 앞에서 갤리의 눈을 보고있었지.

『난 말이야, 어차피 다 똑같은 돼지새끼인 주제에 자기만 잘났다고 설쳐대는 병신들이 제일 싫어.』

확실히 경멸을 담고있는 눈에 어금니를 사려문 갤리가 주먹을 쥠.

『싫으면 뭐 어쩔건데.』

죽이기라도 할거야? 사납게 일그러지는 표정과 대비되게 뉴트는 웃었음. 휘어지는 눈꼬리. 스테이지에서의 얼굴.

『현실을 깨닫게 해줘야지.』

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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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캐붕일까 :0.. 잘 모르겠다.


1.

늍갤 센티넬버스 보고싶다 보통 센티넬버스말고 좀 바꿔서 센티넬들은 초능력자고 그 초능력을 제대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가이드가 필요한걸로...

뉴트 초능력이 뭐냐면 독극물이라 해야하나 몸에서 산이 나오는. 나오게하고 안나오게하고 그런건 혼자서 조절할 수 있는데 문제는 농도였음. 써먹을 수 있게 되려면 산의 농도조절이 필요한데 그게 가이드가 없으면 안됨.

조절없이 쓰게되면 뉴트 본인의 피부도 견디질 못해서 자칫하면 녹아내리고 난리도 아니니까 뉴트는 능력을 쓸 때면 반드시 가이드를 대동했음. 뉴트의 등급은 S였고, 그에 합당하게 대우를 받았지. 가이드는 그때그때 괜찮은 사람으로 뽑아서 데려갈 수 있었음.

그냥 옆에서 호르몬 조절만 하게 해주면 되니까 가이드가 누가되든 별로 상관없어서 사실 오래보고 고르지도 않았음. 조건은 하나였지. 자신을 공포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을것.

능력이 능력이다보니 알게모르게 사람들이 피하고 수근대는데 일하면서까지 그런거 듣고싶지는 않았음. 처음엔 안그랬더라도 골라놓고 일을하면 10명중 10명은 겁에 질려 피했으니 파트너를 안만들만도 했지.

뉴트의 손에 닿는 것 만으로도 녹아내리는 모든 것들. 대부분은 무기종류를 사용하지 못하게끔 녹이는 역할이었지만 실제로 현장에 투입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음. 군대 한부대와 맞먹는 신체역량을 가지고 아군이 죽도록 내버려둔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

뉴트는 쓸 수 있는 능력을 굳이 아끼는 성격이 아니었고 대게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적군을 처리했음. 총도, 칼도, 폭탄도 필요 없었지. 있는건 손 두개였고, 그걸로 충분했음. 뉴트가 싸우는 모습을 본 가이드는 두 번은 못하겠다고 손을 내젓기 일쑤였지.

암ㅇ튼 이건 클리셰니까 뉴트가 아무생각없이 고른 이번 가이드가 갤리였음. 이유는 별거 없었음 웃기게 생겼길래 쳐다봤더니 왠지 자기를 아니꼽게 보고있었거든.

두려워하거나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지. 닿으면 녹을지도 모르는데 불합리해도 이해는 하는 부분이었음. 그러나 싫어하는건 아니었지. 그렇게 똑바로 자신을 아니꼽게 노려보는건 처음이었음. 뭐가 마음에 안드는건지 까지는 알바가 아니었고.

갤리의 등급은 하나 아래인 A였고 S등급이 널려있었지만 어쨌든 뉴트는 갤리를 고름. 불만이라도 터뜨릴줄 알았더니 묵묵히 나오는게 공과 사를 구분하려는듯 보였지. 장난끼가 돌아서 뉴트는 손을 내밈. 명백히 악수하자는 의미였고, 뉴트의 능력을 아는 대부분은 꺼려했지.

갤리는 별 반응없이 손을 맞잡음. 이름은 당연히 알고있겠지만 뉴트는 충동적으로 자기소개를 했고, 갤리는 눈썹을 구부렸다가 잇따라 자기 이름을 말했음. 물론 갤리의 이름 정도야 알고있었던 뉴트는 잘부탁한다고 웃었고, 갤리는 웃지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임.


2.

미션 중에는 별거없었음. 갤리는 뉴트의 호르몬이 폭주하지 않도록 거리를 유지하며 백업을 했고, 뉴트는 언제나처럼 전달받은 지령 이상을 수행했지.

살. 녹아내리는 가죽과 근육. 인체는 대부분 농도를 그리 짙게하지 않아도 쉽게 태울 수 있었음. 무기보다 배는 쉬웠지.

가장 편리한 점은, 손에 피가 묻어나오지 않는다는거였음. 그을음도, 살비늘도, 그어떤 흔적도 손바닥에 남지 않았음. 전투를 끝낸 뉴트는 투입되었을 때와 별다를 것 없이 깨끗했고, 그것이 가이드들과 아군들마저 뉴트를 질려하는 이유였지.

마지막 타깃의 얼굴을 손에서 놓은 뉴트가 여기저기 망가진 시체들을 널려있는 연극소품들 마냥 넘어서 돌아옴. A급 가이드라도 S급과 별 차이 없는걸 보면 아마 승급하기 직전인 것 같았지.

갤리는 바닥에 앉아 탄창이 빈 총을 갈무리하고 있었음. 뉴트가 다가가자 눈을 들어 힐끔 보고는 총을 챙겨 일어섰고, 그대로 뒤를 돌았지.

『안무서워하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뒤따라가며 뉴트가 뱉음. 갤리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고, 눈에 들어있는건 두려움이 아니었지.

『왜 내가 널 무서워해야하는데.』

경멸. 뼈 속 깊이 스며져있는 역겨움. 뉴트는 고개를 삐뚤게 함.

『봤잖아. 멀쩡한 인간 얼굴 가죽 뭉게놓는거. 대부분은 무서워하는데, 넌 날 싫어하네. 내가 뭐 잘못했어?』

갤리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림. 어깨에 맨 총대를 잡고, 가던 길을 마저 밟았지. 뉴트는 갤리를 따라 다리를 움직임. 열 걸음.

『사람을 죽였잖아.』

갤리의 걸음은 멈춰지지 않았음. 씹어서 뱉듯이 쏘아지는 문장. 뉴트는 멈춰섰고, 갤리는 그상태로 더 걷다가 돌연 움직임을 멈추고 뒤를 돌음.

『나도 마찬가지고.』

빈 탄창. 갤리의 사격실력은 나름대로 훌륭했고, 총구를 떠난 총알은 대부분 적군의 급소에 박혔다. 쓰러지는 사람과 사람과 사람. 탄 냄새. 비명과 시체.

『너나 나나 다 똑같이 역겨운 살인자 새끼들일 뿐인데, 왜 내가 널 무서워 해야해?』

어떻게 죽였던 방법은 상관 없었음. 축복받은 능력으로 가죽을 뭉게던, 세기의 발명품을 급소에 박아 못쓰게 만들던, 움직임이 없어질 때까지 주먹으로 패던, 결국은 살인자일 뿐인데. 보기에 잔인하고 무서운 것 따위가 무슨 상관일까.

뉴트는 입을 다물었고, 갤리는 그대로 갈길을 찾아감.


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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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플 보고 너무 뻐렁쳐서 쓴 썰. 이게 끝이야? 하는데서 끝나지만 네, 끝입니다.



1.

인더플AU로 늍갤이 너무 보고싶은 것이다... 늍갤은 어렸을때부터 소꿉친구였는데 뉴트가 갤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어차피 이뤄질 가능성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자살했던거지...

다만 이유는 밝히지 않고 돌연 자살했던거라 갤리도 부모님도 아무도 이유를 몰랐음. 갤리는 뉴트가 자살할 정도의 우울해 했던 일을 자신한테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났고 뉴트의 장례식에도, 무덤에도 한 번도 가지 않았음. 그러다가 부활이 일어남.

갤리는 살기 위해서 HVF에 가담했고 뉴트도 좀비가 되었을거라는 생각은 애써 지워버리려고 했음. 다만 정말로 되었다면, 제발, 제발 자신의 앞에는 나타나지 않기를, 자신이 그를 쏴버리는 상황만은 오지 않기를 간절하게 빌었지. 갤리는 알고있었음. 만약 뉴트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저 끔찍한 좀비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면, 상황이 어찌됐든 자신이 뉴트의 머리에 총알을 박을 수 있다는걸. 그게 빌어먹을 구원이든 그냥 단순한 살인일 뿐이든 상관없이.

그리고 끔찍했던 5년이 지남. 갤리는 하나뿐이었던 여동생을 잃었고, 총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으며, 22살의 성인이 됨. 뉴트롭실린의 개발로 전쟁은 끝났고, 전쟁영웅은 설 곳을 잃었지. 상관없었음. 전쟁영웅이라는 호칭도 사실 웃기는 말이었으니.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터뜨린 좀비들은 갤리가 눈을 감을 때마다 기다렸다는듯 달려들었고, 더이상 순찰도, 총격전도 나갈 필요 없어진 갤리는 집안에서 내내 불면증을 앓음. 사람을 죽였어. 내가 사람을 죽였어. 아무리 주위사람들이 그들은 사람이 아닌 좀비고 살기위해 했던 일이라고 설득해도 갤리는 겉으로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지.

치료를 받은 좀비, 그러니까 PDS환자들은 하나둘 씩 마을로 돌아오고 있었음. 반응은 제각각이었고 HVF에 있었던 사람들과 일부 사람들은 대놓고 그들을 손가락질했고 일부는 피해다니거나 가족인 사람들은 신에게 감사를 빌었지. 갤리는 피해다니는 쪽에 속했음. 역겨워서나 그들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음.

자신이 죽였던 그 좀비들. 그들도 총에 맞지 않았다면 저렇게 돌아올 수 있었을텐데.

갈등은 분명 있었지만 PDS환자들은 나름 착실히 융화되어가고 있었음. 파운데이션과 렌즈의 사용은 일반인들의 불안감을 천천히 지워줬고, 정말 죽기전과 똑같은 환자들의 양상도 도움이 되었지. 좀비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지 않은 마을이라 그런것 같았음.

여전히 불신하는 세력이 존재했지만 그들이 걱정하는 사건 같은건 일어나지 않았음. 그러나 갤리는 여전히 PDS환자를 보면 목에 밧줄이 감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 그 죄책감. 백태가 낀 작은 동공은 그 모습만으로도 갤리를 옭아매기에 충분했음.

부모님은 밖으로 나가려들지 않는 아들을 걱정했고 갤리도 그것을 알았지만 벗어날수가 없었음. 여전히 침대맡에는 44구경 콜드가 장전되어 있었고 악몽이 심한날에는 벽에 총구멍이 나기도했지. 그리고 정신병원에라도 가야할지 고민하던 나날들중 소식이 들어옴.

뉴트. 6년전에 이유없이 자살한 소꿉친구가 창백하게 질린채로 돌아왔다고.



2.

갤리는 보다못한 어머니가 심부름이라도 하라고 마트로 내보냈던 5일전 이후 처음으로 현관을 박참. 다른 생각은 없었음. 그저 얼굴을 보자마자 주먹으로 예쁘장한 뺨을 갈길 계획 밖에는 없었지. 그 개새끼. 적어도 반죽음은 만들어놔야 속이 풀릴 것 같았음.

그리고 문이 부숴져라 두들긴 이웃집의 문에서 뉴트의 어머니가 나옴.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인 한 때 마을 최고의 미인은 황급히 얼굴을 갈무리하고 갤리가 들어올 수 있게 한발자국 물러남. 갤리는 말 한마디 없이 안으로 발을 들였음.

그리고 성큼성큼 걸어들어간 집에는, 마치 유령처럼 우뚝 제자리에 서있는 뉴트가 있었음. 파운데이션과 렌즈. 질리도록 봤던 검은 후드와 청바지. 흐트러진 금발. 6년 전 죽었던 자신의 소꿉친구는 전에 없이 음울한 눈으로 세 발자국 거리에 멈춰선 갤리를 봄.

뉴트는 6년전과 똑같았음. 파운데이션의 색이 맞지 않아서 조금 탄 것 같이 보이기는 했지만, 키도, 깡마른 체격도, 학교에서 인기를 독차지했던 얼굴도 전부 그대로였지. 예전과는 달리 머리 하나가 커진 갤리는 현기증을 느끼며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올림.

손가락이 닿은 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음. 뉴트의 시체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갤리였고, 그 때도 이렇게 뺨에 손을 대봤었지. 똑같았음. 손에 닿은 감촉이, 사형 선고를 내렸던 온도가, 참담하게 감긴 눈꺼풀마저 모두. 갤리는 다리를 무너뜨림.



3.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패고싶던 마음도 싹 사그라들었지. 그저 뉴트의 손목을 잡고 빌어먹을 새끼라고 욕을 중얼거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음. 네가 나한테 어떤짓을 했는지 알아? 개새끼. 나쁜새끼. 어떻게 그딴 생각을해. 어떻게 날 놔두고 갈 생각을해.

뉴트는 망부석처럼 그저 서있다가 천천히 몸을 굽힘. 6년. 한없이 개구지기만했던 얼굴은 훌쩍 자라 모양이 잡혀있었고, 녹색의 눈은 형용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뉴트를 마주보고 있었지.

갤리. 갈라지는 목소리에 갤리가 결국 뉴트를 끌어안음.

시발새끼. 못된새끼. 죽여버릴거야. 내가 6년동안 뭘하고 다녔는지 알아? 엿같이 힘들었다고. 넌 옆에 없었잖아. 빌어먹을. 개새끼. 멍청한 새끼. 끊임없이 쏟아지는 욕들을 뉴트는 눈을 감고 들었음. 죽은몸으로는 그토록 바라던 온기조차 느낄 수 없었지.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목소리를 삼키고 뉴트가 갤리를 안은 손에 힘을 넣음.


정말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뉴트는 갤리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음.






4.

재회는 뉴트의 아버지가 갤리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끝이남. 떨어져나가는 덩치에 손을 말아쥔 뉴트가 눈을 뜸. 잡아먹을듯 노려보는 눈에는 물기가 있었고 대부분 차지한 감정은 분노에 가까워보였지. 뉴트는 눈을 의미없이 몇 번 문질렀다가 지친듯이 웃음.

『오랜만이야.』

갤리는 어이가 없다는듯 숨을 뱉었지만 곧 헛기침을 함. 그제서야 몰려오는 어색함이 갤리를 초조하게 만들었지. 뉴트와 있으면서 어색했던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시각을 달리해서 뉴트를 눈에 담은 갤리는 곧 입술을 깨뭄.

안고있던중에 옷에 파운데이션이 지워진건지 뺨 쪽이 하얗게 번져있었음. 시선을 눈치챈건지 얼굴로 손을 가져간 뉴트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지. 갤리가 HVF에 소속 되어있었다는건 들어서 알고 있었음. 뉴트는 사과했고, 갤리는 고개를 저었지.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했지만 결국 갤리의 목에는 밧줄이 감김. 눈에 띄게 창백해지는 얼굴에 뉴트가 어금니를 사려물었지. 예상했잖아. 알고있었잖아. 그 때 죽지 않았다면 어차피 마주했을 얼굴일텐데.

『와줘서 고맙고, 반가워서 조금 더 있고싶은데 그... 돌아온지 하루잖아. 가족이랑 같이 있어야지.』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말에 갤리가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임. 땀이 베어나손 손바닥을 생각없이 옷자락에 닦고 갤리가 등을 돌림.

그후로는 일주일 동안 공백이었음. 뉴트는 6년동안 바뀐 마을을 눈에 익히기 위해 자주 밖으로 나갔지만, 한번도 갤리를 만날 수는 없었지. 피해다니는거라고 생각했음. 여동생까지 잃었다는데 PDS환자가 증오스러울만 하다고 생각했지.

차라리 나았음. 얼굴을 마주보지 않으면 괜찮았으니까. 예전처럼 쓸데없이 희망고문 당하는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았음. 아니 사실은, 전혀 낫지 않았음. 그래도 참아야했고 뉴트는 참는데에는 이골이 나있는 사람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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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갤리] 별거 아닌 썰

/ 2014. 12. 3. 19:48


별거 아닌 늍갤 3개. 맨 초창기 썰. 너무 별거 아니라 백업을 해야하나 고민...



1.

술쳐먹고 떡되서 뉴트랑 자고 개멘붕으로 일어난 갤리가 허리의 통증으로 2차 멘붕을 겪음과 동시에 멘탈이 흔적도 없이 바스라졌음 좋겠다 시발 이런 미친 좆같은

바지랑 속옷은 바닥에 널브러져있고 아래는 휑하고 머리는 깨질 것 같고 멘탈은 박살났는데 뉴트가 방문 확 열고 나타나서는 Hey, Good morning, budd. 너 술취하니까 존나 재밌더라 이러고 생수병 던져주는거지. 다음에 취할일 있으면 연락해.

잇고싶다 이어야지 뉴트는 할말만하고 뒤돌아 나가고 갤리는 욕갈기면서 생수병 집어던졌다가 누워버림. 그거 좀 했다고 아파죽을 것 같아서 또 욕하고 자살 생각하다가 걍 일어나서 옷주워입는데 탁자에 뉴트 핸드폰이 있어서 얼굴 팍 구김.

아까 현관문 닫히는 소리 났으니 두고갔다는 소린데 중간에 뭔 과정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여기는 갤리 집이었지. 초중고 동창이라지만 정말 같은학교 나왔을 뿐이고 친하다기 보다는 뉴트는 토마스 그룹이니 왈왈대기 바빠서 이참에 연끊을 생각이었는데

휴대폰을 두고갔으니 싫어도 한번은 만나야한다는 소리였음. 치밀한 개새끼. 바닥에 집어던져버릴까 하다가 신기종이라 값나갈것 같아서 관둠. 대충 침대에 던져버리고 일단 샤워부터 하려고 들어가는데 몸이 죄다 울혈 투성이라 3차 경악.

그 미친 싸이코새끼가 정신이 나가도 단단히 나갔구나 싶어서 가죽벗겨낼 기세로 5번이나 씻고 나오는데 뉴트 핸드폰에 불들어와있어서 보니까 문자창이 떠있음.『휴대폰은 내일 돌려줘. 싫으면 갤러리 한 번 들어가보고. 백업은 다 해놨으니까 지우던 말던 하고』




2.

갤리가 뉴트 짝사랑하는데 티도 안내고 그냥 자기 마음 죽이기 급급했음 좋겠다 음 현대AU로. 뉴트는 존나 인기짱짱 법학과 과탑이고 자기도 과탑이긴한데 건축과고 아니 건축과 과탑이 나쁘다는건 아닌데 뉴트는 외모부터가 딴세계사람이라 될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사실 고등학교도 동창인데 그 때는 지금보다 더 딴세계 사람이었어서 어울리지도 못했겠지... 심지어 죽기보다 싫어하는 토마스랑 민호 그룹이었고해서 걍 친해지려는 노력도 안하고 마주치면 인사도 안하고 지나치고 싫어한다기 보다는 무시하는? 그런...

그리고 그런게 너무 당연해서 어쩌면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자기세뇌해서 정말 그런줄 알았음 좋겠다 마주쳤을 때 뛰는 심장도 밤새 머리맡에서 안떠나는 이름도 전부 무시하고 죽이는데 익숙해지는거지. 어차피 안될거니까. 그렇다면 자존심이라도 지켜야지.

그러다 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마주쳤는데 평소처럼 지나가려다 뉴트가 말걸어서 저도모르게 우뚝 멈춰섰음 좋겠다. 안올줄 알았는데 왔네? 생전 훔쳐듣기만 하던 목소리라 꿈인가 햇갈렸다가 익숙하게 한숨 쉬어서 설렘이고 뭐고 다 죽여버린 갤리가 얼굴 구기고 뒤돔.

나도 오랜만에 만날 친구들 많거든. 니새끼들 얼굴보려고 나온거 아니니까 눈 돌려. 갤리 말은 사실이었음. 토마스 그룹 얼굴 보려고 고향까지 행차한게 아니었으니까. 갤리도 고딩 때 놀던 친구들 많았고 갤리를 알아본 애들이 이미 자리잡고 손 흔들고 있었음.

할말 했으니 무시까고 자리 옮기려는데 뉴트가 같은 대학인데 너무 살벌하게 대하는거 아니냐고 또 말걸어서 갤리가 손으로 얼굴 쓸음. 제발 말 좀 안걸었으면 좋겠는데. 다시 쿡쿡 찔리기 시작하는 심장이나 서늘할정도로 소름이 돋는 등골이나 다 짜증났음.

『법학과 과탑님이 뭐 아쉬워서 같은 대학 운운하며 예전 앙숙 앞을 막아? 친한 애들이랑 떠들지? 나도 그러고 싶거든.』

『내가 과탑인건 어떻게 알아?』

『우리 대학에서 니새끼 과탑인거 모르는 놈도 있냐?』

막힘없이 흘러나오는 말은 기계적인 느낌마저 남.

『법학과 과탑은 건축과 과탑한테 말도 걸면 안돼?』

『나 여기 마시러 온거거든. 시비붙으러 온게 아니라. 싸울 상대 찾는거면 딴사람 알아봐.』

『나도 마시러 온거야. 근데 옛친구라는 새끼들이 붙어서 염장질 해대느라 신경도 안써준다고. 불쌍하지 않냐?』

엄지로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면 아주 딴세계에 갇힌 민호랑 토마스가 보여서 갤리가 혀를 참. 고등학교 때 복장터지게 삽질하더니 아주 결혼이라도 할기세였지. 갤리는 자기를 쳐다보는 옛친구 무리를 한 번 봤다가 뒤통수를 마구 긁음.

『내가 왜 너랑 마셔줘야하는건데?』

『우리 덩치좋고 사나운 갤리님은 버려진 고양이를 그냥 두고가지 못하는 마음착한 분이시니까. 특히 나같이 예쁜 고양이는. 맥주?』

갤리는 결국 발을 질질 끌며 뉴트의 옆에 앉음.『진토닉.』뉴트는 피식 웃었지.

그냥 빨리 취해버리는게 심신에 좋을 것 같아서 갤리는 술잔이 나오자마자 들이킴. 뉴트는 칵테일을 들고 턱을 괸채로 그런 갤리를 쳐다봤고, 갤리는 시선을 못본척하며 안주를 입에 우겨넣었지. 흥미 잃고 빨리 염장에 훼방놓으러 갔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었음.

『내가 너 과탑인줄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은 안해?』갤리는 안주를 씹다말고 뉴트를 흘기고는 다시 잔으로 시선을 돌림.『그딴거 알아서 뭐해.』

기대하는건 옛날에 그만뒀다. 인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녀석이니 과탑인거 안다고 이상할건 없었음.

『말해줄까?』

『안궁금하다고.』

놀리는건가 싶어 팍 찌그려진 얼굴에 뉴트가 대놓고 못생겼다고 일갈함. 그래 개새끼야. 나 못생겼다 시발. 넌 존나 숨넘어가게 예쁜 요정님이시고. 중얼거리는 말에 웃음을 터뜨린 뉴트가 뭔지모를 칵테일이 들은 잔을 기울임.

『안들으면 후회할걸.』

『농담따먹기 하자고 만날 사람있는 인간 붙잡아서 앉혀놨냐? 뭐라고 나불거려서 망신줄 생각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제 너한테 주먹 휘둘러도 정학 받을일 없거든? 마시러왔다며. 못생긴 얼굴 들이대줄테니까 우월감 느끼면서 쳐마시기나 하라고.』

가라앉을대로 가라앉는 기분에 신경질적으로 말을 뱉은 갤리가 다시 안주에 손을 뻗음. 독한거 원샷하느라 목은 따갑고 위는 불난 것 같은데도 취할 기미가 안보여서 더 짜증났지. 1년에 한 번있는 동창회인데 이딴식으로 망쳐야한다니 새삼 처지가 서러웠음.

그리고 눈앞에서 훅 사라지는 안주그릇에 갤리가 더 인상을 구김. 그러거나말거나 갤리의 손이 안닿는 테이블 끝으로 안주를 밀어버린 뉴트가 턱을 괴고 눈을 반쯤 접어 웃음.

『못생긴 얼굴 들이대준다며? 안주에만 쳐박고있지 말고 말 좀 지켜보지?』



3.

갤리가 뉴트 짝사랑하는데 어차피 안이뤄질거 자기나 해보자고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추파 던졌는데 뉴트가 허락하는거 보고싶다...

갤리는 당연히 안될줄 알고 했던거라 지가 던져놓고 ????? 한 상태로 끝까지 했는데 다음날에 눈뜨고도 멍해서 아이씨 이게 아닌데 이러고 머리 쥐어뜯었다가 어쨌든 목표는 이뤘으니 자는 뉴트 냅두고 옷입고 나가버리는...

그리고 클리셰가 짱이니까 뉴트도 갤리를 짝사랑 햇던거지 근데 갤리가 게이인줄도 몰랐고 멀어지기 싫다는 좆같은 이유로 버티다가 갤리가 추파던지니까 멘탈 무너져서 확 해버린.. 일어났는데 갤리 없어서 그럼 그렇지하고 웃어버리고 무릎에 얼굴 묻는거 보고싶다.

갤리는 자기까지 했으니까 이제 진짜 포기하자고 뉴트 피해다니고 뉴트는 자기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을 추파 한번 던졌다고 덥석 안아버린 제가 혐오스러워서 땅 파고 관계 완전 틀어져서 결국에는 서로 좋아했다는 것도 모르고 얼굴 마주치는 횟수도 줄어들고...

그러다가 둘 다 진짜 한계 직전까지 와서 마주쳤는데 이렇다할 말도 없이 키스하는게 보고싶은것.. 개연성ㅗ 어쨌든 그렇게 두번째로 자고 이번엔 뉴트가 먼저 일어났는데 잠든 갤리 안고 소리도 없이 눈물 뚝뚝 흘렸으면 좋겠다 좋아해, 좋아해. 정말 좋아해.

그날은 뉴트가 먼저 가버리고 갤리는 혼자 일어나서 또 머리 쥐어뜯었다가 다 때려치자 레알 때려치자 못해먹겠다 관둘거다 발악하다가 또 울고... 뭘 보고싶은거지 어쨌든 꼬일데로 꼬여서 멘탈가루되는 두명이 보고싶은것

그리고나서 한참 가루된 멘탈 그러모으다가 뉴트가 손 덜덜 떨면서 문자로 섹파 제안을 하는거지~ 적어도 이렇게라도, 라는 심정으로... 문자받은 갤리는 또 멘탈이 무너지고 가정이 파탄나는데 그래 이렇게라도, 라고 중얼대면서 승낙문자 보내고

그렇게 섹파가 된 둘이 관계할 때마다 속이 썩어문드러지는게 보고싶은것... 할때마다 둘 다 우는데 왜 우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몸이 좋아서 하는것마냥 만나는?

끝나고나서의 수순은 항상 비슷했음 좋겠다 갤리가 팔로 얼굴 가리고 누워있고 뉴트가 언제 울었냐는듯 웃으면서 다음에 또 보자고 하는거.. 갤리는 알았다고하고 뉴트는 나가는데 문 닫히자마자 문에 대고 미끄러져서 욕하면서 우는...

뭐 그러다가 먼저 지친 갤리가 결국 그만하자고 하는거지 도저히 이런식으로는 못살겠어서... 진짜 오래 고민하다가 평소처럼 끝난 뒤에 아무렇지 않게 그만하자, 이렇게 뱉어서 뉴트가 동공지진 나고 갤리는 일어나 앉음.

왜? 한참만에 떨어진 대답에 갤리는 솔직하게 이제 못하겠다고 뱉어놓고 입을 다뭄. 바지만 입고 담배 꺼내던 뉴트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침대로 돌아가서 갤리 앞에 앉음. 무슨일인데.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힐끔 댄 갤리가 얼굴을 쓸었지.

『그냥, 못하겠어. 무리야. 그만할래.』

단호하게 떨어지는 목소리들에 뉴트가 덜덜 떨리는 손에 힘을 넣음. 

『왜냐고 묻잖아. 이제까지 잘해놓고 갑자기 내빼는 이유가 뭐야.』

내 몸도 싫어졌어? 뒷말은 삼키고 뉴트가 어금니를 사려뭄.

갤리는 복잡한 표정 지었다가 준비한 거짓말을 뱉음. 

『애인 생겼어.』

『뭐?』

『애인 생겼다고.』

뱉은 갤리 본인도 놀란 차분한 목소리를 한순간 못알아들었던 뉴트는 곧 핀트가 끊기려는 이성을 절박하게 붙잡음.

『애인 생겼다고 꼭 이걸 안할건 없잖아.』

절박하게 중얼거렸지만 뉴트도 이게 얼마나 말도안되는 개소리인지 알고 있었음. 갤리는 애인을 두고 따로 섹파를 만날정도로 막장인 성격은 못됐고 뉴트도 알고있을거라고 생각했으니 내세운 변명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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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토마스 프로게이머 민호로 현대AU 톰민. 


캐붕주의, 모브 옛애인 주의, 욕설주의, 짧음주의.






1.
옆집에 사람이 이사왔다.

꽤 오래 비워져있던 집이라 이제부터 누가 와서 산다고 생각하니 조금 신기해서 커튼을 걷어놓고 구경하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온통 컴퓨터들 밖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눈을 가늘게 뜨고 보이는것만 세어본 결과 데스크탑 본체가 두개에 모니터가 네개다. 컴퓨터 장사 하는 사람인가.

외에는 죄다 기본적인 것 밖에 없는걸로 봐서는 적어도 인테리어를 즐기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단촐하기 짝이 없는 짐들이 하얀 집 안으로 들어가는걸 빤히 보고있는데도 집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삿짐센터에 다 맡겨놓고 나중에 올 모양이다. 다른 가구에 맞지 않게 지나치게 고급인 의자가 보인다. 

그쯤에서 편집자의 독촉전화가 걸려왔으므로 다시 커튼을 칠 수 밖에 없었다. 네. 네. 아니요, 제가 지금 밖이거든요. 죄송해요. 2시간 안에 보내겠습니다. 진짜라니까요. 집에 없다니까? 사랑합니다 편집자님. 네. 네.



2.
이사왔다. 기분 좆같다. 다 불태워버릴거다. 지옥에서 보자 개같은 밀터새끼야. 다음에 마주치면 얼굴가죽을 뜯어서 서커스 사자에게 팔어버릴 것이다. 진심이다.



3.
옆집에 이사온 사람은 남자다.

얼굴을 본적은 없으나 적어도 여자라면 대량의 뜯지도 않은 콘돔을 박스째로 집앞에 버려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외에도 태워서 거의 테두리밖에 안남은 사진들과 액자등이 왜 이런 외곽의 후진 2층집에 덜렁 혼자 이사왔는지를 알려줬다. 딱히 보고싶어서 본건 아니었다. 누구나 집앞 쓰레기통에 못보던 브랜드의 콘돔이나 불태운 사진이 있으면 추론 정도는 한다.

에너지바를 씹으며 옆에 쓰레기 봉투를 고이 내려놓고 돌아가는데 옆집이 쥐죽은듯 조용했다. 자는건가 싶어서 손목시계를 보니 4시다. 나갔다고 생각하는게 현명한듯 싶었다.이사온지 이틀인데 아직도 얼굴을 모른다. 옆집사람은 자신의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려다가 모퉁이를 도는 익숙한 검은 차에 방향을 바꿔 튀었다. 끈질긴 편집자 새끼. 오늘은 알비네 집에서 자야겠다.




4.
이사 온 집은 쾌적했다. 밀터새끼 면상을 더이상 안보게 됐으니 당연한 일이다. 짐정리는 친절하고 비싼 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대충 해줬으므로 하는거라고는 쇼파에서 뒹굴대는 것 밖에 없었다. 스트레스 때문에 거의 15시간을 잤다. 침대가 아직 안와서 당분간은 여기가 잠자리였다. 목 아프다. 그 침대 졸라 비싼거였는데. 뺏어올걸.

클락션 소리에 밖을 쳐다봤다. 낯선 검은 차였는데 이웃집에 멈춰서있다. 이웃 사람인가? 눈을 가늘게하고 쳐다보니 다시 클락션이 울린다. 이웃집에서는 반응이 없다. 결국 차에서 내린-약간 곰을 닮은 험악한-남자가 이웃집의 초인종을 눌렀다. 한 번, 두 번, 다섯 번, 열 세 번. 이제는 문을 부술기세로 두들긴다. 아무래도 이웃집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이웃집 사람 이름은 토마스인 모양이었다. 목이 터져라 부르고 개새끼라는 욕까지 들어먹어도 안나오는거보면 아무래도 집에 없는 모양이다. 남자도 아는 모양인지 풀파워로 문을 걷어차고는 절망스러운 한숨과 욕을 끝으로 독촉을 그만두었다.

옆집 사람은 사채를 쓴 모양이다. 그 지옥같은 원룸에서 겨우 탈출하니까 매일 빚독촉을 당하는 인간 옆집에 살게 되다니 내 인생도 기구하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말아야지.




5.
옆집에 이사온 사람은 확실히 남자다.

동양인에, 키가 크고, 스타일 좋고, 매우 중요하게도, 내 취향이다.

솔직히 초인종이 울렸을 때는 또 그 망할 편집자인줄 알고 쥐죽은듯 있었는데 한참만에야 이웃사람인데 안에 아무도 없냐고 소리치는 목소리를 듣고는 이불 속에서 튀어나갔다. 이웃 사람! 일주일동안 집안에서 나가는걸 본적이 없는 그 신비주의의 막 애인과 헤어진 비련의 주인공. 소설가에게 그만큼 완벽한 이웃이 어디있을까. 만나고 싶어서 손에 펜도 잡히지 않았다. 사실 한 달 동안 안잡히고 있기는 하지만 뭐, 내가 글쓰는 기계도 아니고 어쩌겠는가. 정장을 갖춰입을 시간이 없었다는게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여차하면 창문을 이용해 밖으로 튀어야하는 힘겨운 시절을 보내고 있었으므로 어느정도 깔끔한 차림인게 다행이었다. 가버리기전에 벌컥 문을 열고 얼굴을 밖으로 내밀자 회색 베스트에 검은 바지를 입은 훤칠한 이상형이 뭔가를 들고 눈을 깜박이고 있었다. 머리에서 울리는 종소리에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니까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을 이웃사람이라고 소개한 이웃사람이 유창한 영어로 자신의 고향나라의 전통을 소개하며 들고있던걸 내밀었다. 이사온 날에 줬어야하는건데 정신이 없었다나. 동양 어딘가의 고향나라 전통 만세.

티라미수 같이 생긴걸 고이 받아들고 살펴보니 먹는거랜다. 잘지내보자는 뜻이라니까 거절할 이유도 없다. 다른 할말이 많았으나 어쨌든 고맙다는 말부터 꺼냈다. 이웃사람은 웃으면서 자신을 민호라고 소개했다. 좀 시니컬하고 무뚝뚝한 느낌이었는데 웃으니까 아주 딴사람이다. 더더욱 마음에 든다. 이름의 발음은 좀 어렵지만.

예상대로 옆집에 혼자 살고 있다고 했다. 딱히 물어본건 아니다. 사실 아까 고맙다고 한마디 한게 내가 입을 뻥긋거린 전부였다. 남자는 이 어색한 만남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건지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느라 쓸데없어보이는 사족도 여러가지 붙이는 중이었다.

옆옆집에도 갔었는데 사람이 없었댄다. 거기는 비워진지 두 달 쯤 됐고 나의 책임감 투철한 곰같은 편집자가 이사올 고민을 밤낮으로 하고 있는 곳이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남자는 내 목소리는 별로 듣고싶지 않은 모양인지 자기 할말만 하고 잘부탁한다며 손을 내밀었다. 난 그냥 어깨를 으쓱이고는 악수를 진행했다. 내가 보기엔 자기 의지로 이 티라미수 같이 생긴걸 이웃집에 돌리고 있는건 아닌것 같았다. 

그대로 돌아가려는 손목을 붙잡고 일단 자기소개를 했다. 자기도 아까 했으면서 아주 떨떠름한 얼굴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미지가 좋지 않은 것 같다. 대화까지는 무리인것 같길래 대충 말대로 잘지내보자고 웃으니까 더 떨떠름한 얼굴을 한다. 너무 티났나. 어색하게 손을 떼니까 그제서야 좀 심했나 싶었는지 아직도 떨떠름한 감이 있는 웃음을 짓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돌아갔다. 뒤태까지 취향이다. 세상에. 저 정말 착하게 살았습니다 하느님. 오랜만에 펜을 잡을 일이 생겼다.



6.
이사 온 집은 최악이다.

그놈의 이사떡! 엄마는 대체 뭐가 그렇게 내 대인관계에 신경을 쓰는지 모르겠다. 미국에서는 이사떡 같은거 안돌려도 된다고 그렇게 말했는데 결국 시루떡을 보냈다.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보내기야 했다지만 그렇다고 독립한지 6년이나 된 아들에게 이웃사람과 잘지내라고 구하기도 힘든 떡을 한박스나 보내는 것은 엄연한 과보호다. 혼자 먹어보려고 했는데 3일을 삼시세끼 떡만 먹으니 뇌까지 떡으로 변해버릴 것 같다. 한계다. 쪽팔림이고 뭐고 이걸 처리해야만 한다.

결국 일주일만에 현관문을 나섰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으로 일광욕을 했었으므로 그렇게까지 적응이 안되지는 않았다. 예상보다 바람이 차가워서 움츠러들기야 했지만 못버틸 정도는 아니다. 빨리 처리해버리고 다음 시즌 대회나 준비해야지.

차례로 돌아오려고 일단 다섯 건너 집부터 시작했다. 다행히 외곽의 시골이라 그렇게까지 개인주의에 찌들어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순조롭게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세번째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래도 비어진 모양이다. 어쩔 수 없지 뭐. 그대로 다음집으로 넘어가려는데 대망의 옆집이었다. 반사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는데 그 곰같은 사채업자는 아직 안 온 모양이다.

일주일 내내 그 사채업자의 공격을 요령좋게 피하던 그 토마스라는 작자의 집 앞에는 신문이 쌓여있었다. 부재중이라고 알리고 싶은 모양이었지만 우유는 꾸준히 가져가고 있으니 대체 무슨 소용인가 싶다. 초인종을 누르니 역시나 반응이 없다. 두 번 눌러도 마찬가지다. 목소리를 내야할 것인가 조금 고민됐다. 대게 이 토마스란 사람은 집에서 은신술을 쓰면서 기거하는 하루살이였다. 언젠가는 폭력배들이 문 뚫는 기구를 사들여 쳐들어가게 될까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사온지 이튿날에 다짐했던 대로 되도록이면 만나고싶지 않았으나 옆옆집의 쓰레기통이 사용불가 커멘드가 떴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이자 집안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역시 집에 있었군. 느긋하게 기다리면 문이 벌컥 열리고 말쑥한 남자가 얼굴을 들이밀었다.

감상은, 웩이었다. 이런 세상에. 밀터새끼랑 똑같은 헤이즐넛이잖아! 좆같은 눈깔. 심지어 미남이다. 미남이라면 질색이다. 사채까지 끌어다쓰는 주제에 유전자의 축복을 받고있다니. 예의상 올라가는 입꼬리가 경련으로 떨렸다. 봤으면서 말은 안하고 빤히 쳐다보고만 있는게 기분 나쁘다. 뭘봐? 동양인 처음봐?

눈깔이 헤이즐넛인것과 미남인 것은 말마따나 유전자의 랜덤 축복이지 빚쟁이의 업인 것은 아니었으므로 난 어쨌든 최대한 친절하게 이사떡에 대한 전통을 설명했다. 저 머릿속에 마네키네코와 치파오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는데에 내 손목을 건다. 시루떡을 건네 받아서는 무슨 양초를 보듯이 보길래 먹는거라고까지 해줬다. 오늘 처음 만났으므로 잘못먹으면 기도가 막혀 이 지옥같은 세상에서 탈출할 수 있을거라는 충고까지는 해주지 않았다.

고맙다고 입을 여는걸 보면 예의를 밥말아먹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서 웃음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래도 그 곰같은 사채업자에게 이 빚쟁이와 내가 안면을 튼 사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으므로 형식적인 자기소개와 이야기거리를 랩하듯이 꺼냈다. 지나치게 빤히 얼굴을 바라보는게 굉장히 부담스럽다. 알아듣기는 한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잘부탁한다고 손을 내밀었다. 어깨를 으쓱이더니 마주잡길래 몇 번 흔들고 재빨리 자리를 벗어났다. 정확히는, 벗어나려고 했다.

손목이 잡히는데 덜컥 병신같은 예감이 들었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뒤를 도니까 예의 그 부담스러운 시선이다. 일종의 촉이 꿈틀댄다. 자기 이름이 토마스란다. 네, 알아요. 창문 밖으로 너무 자주 들어서. 매우 떨떠름하다. 왜 가려는 사람을 붙잡고 쓸데없이 자기소개를 하는가. 뭣하러 내가 멈췄는데 계속 손목을 잡고있는가. 아니야, 민호. 아니야. 만약에 아니면 얼마나 얼굴 팔리는 추측이냐고. 그러나 자꾸 헤이즐넛이 마음에 걸린다. 기시감이다. 본적 있다. 저건 그러니까, 시발, 제발 아니기를 빌지만, 나를 마음에 들어하는 눈인 것 같은데.

다행히 엄청 떨떠름한 얼굴을 하고있으니 대화를 오래끌지는 않았다. 뒤돌아서 가는데 계속 쳐다본다. 말도안돼 말도안돼 말도안돼. 5년간은 솔로로 살 생각으로 이사한 집인데. 뜬금없이 빚쟁이에게 인생을 저당잡힐 수는 없다. 밀터 개새끼. 저주를 내린게 틀림없다. 그게 아니고서야 이럴리가 없다. 저주인형 사야지. 재 하나 안남을 때까지 불태워줄 것이다.

생각해보니 좀 타입으로 생기긴 했던데. 운동이나 할까.





※곰같은 편집자 갤리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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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민호 천사AU  자꾸 뒤지는 토마스x살려내는 민호.

중2병내 질식에 주의하십시오... 욕설주의 캐붕주의 설정구멍 주의 여러가지 다 주의. 쓰다가 손이 없어져서 발로 썼습니다. 신나라.







토마스의 기억의 첫번째에는 구둣발이 있었다.

뒤통수를 짓밟는 생생한 감각. 그리고 신경질적인 욕설. 담배를 비벼끄듯 몇 번이나 화풀이를 하는 구두밑창과 짜증이 날대로 난 목소리가 먼 곳에서 확성기로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머리의 고통은 어찌되도 좋았다. 딱히 밟히고 있지 않다고해도 충분히 아팠고 두통보다는 사지의 고통이 훨씬 컸으니까. 한없이 엇나가는 초점의 구석에 하얀 날개가 비현실적으로 잡히고, 그 외에는 전부 검은색이었다. 검은 정장. 토마스는 차라리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목이 이상한 방향으로 비틀려 아스팔트에 쳐박혀있는 상태로는 신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가만히 생각한다.

나는 죽는구나.

저건 천사인거구나.

트럭이 시야로 뛰어들었을때부터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막상 들이받히고보니 너무 아파서 잊어버렸던 사실이었다. 천사치고는 심하게 말이 거칠다. 세상의 어느 천사가 저렇게 심한 욕설을 지껄이며 죽어가는 사람의 머리를 짓밟나 싶었지만 아무래도 토마스가 이미 죽은줄 알고있는 모양이었다. 유체이탈을 하는듯 고통과 분리되어 정신이 또렷해진다. 토마스는 문득 말도안되는 생각을 했다. 이런 고통이 첫번째가 아니었을거라는 직감. 이것이 심하게 익숙한 경험이라는 강렬한 기시감.

"제발 뒤지지 좀 마라. 도살장 앞에 사는 닭이야? 왜 툭하면 뒤져? 엿먹이는 짓 좀 작작하고 평안하게 살라고. 그러라고 뻔질나게 살려내는건데 은혜라고는 쥐뿔도 모르는 새끼가-"

정신이 또렷해질 수록 목소리가 가까워진다. 웅웅대던 내용도 어느정도 알아들을 수 있게 변한다. 살려낸다는 단어가 유리조각처럼 머릿속에 박혔다. 살려낸다고. 트럭에 부딪혀 내장이 터져 죽은 사람을. 옆구리에 상상도 못할 통각이 느껴진다. 화풀이로 걷어찬 모양이었다. 이렇게까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어졌지만, 납득못할 것도 없었다. 토마스는 죽었고 이 히스테릭한 천사의 말로 유추해보면 적어도 10번 정도는 그것을 반복했다. 가능한지는 둘째치고 뇌라는 것이 최대한 고통과 멀어지는 법을 찾아냈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살려내면 뭐해. 또 뒤지는데. 하여튼 이새끼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음에 드는데가 없어."

점점 의식이 멀어진다. 몸의 한계가 온 모양이었다. 옛날에 하얗게 번져 보이지 않게 된 시야를 억지로 떠보려 노력한다. 목소리. 저 목소리. 아직 듣고싶은데. 다시 뭔가를 중얼거리는 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내용도 들리지 않는다. 참을 수 없이 졸렸고, 곧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 마지막 힘을 짜내 눈의 초점을 맞추고 들어올렸다.

주머니에 찔러넣은 손. 새까만 검은 눈.

"뭐야 시발, 지금 눈 마주친거야?"

당황한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의식이 끊겼다.




*




다섯번째.

8층의 건물. 투신자살. 되는대로 일단 등부터 떨어진다. 지면과 충돌하는 끔찍한 소리가 지나치게 가깝다. 고통이 느껴지는 즉시 의식을 분리시킨다. 세상이 빙글빙글. 당장 불을 꺼뜨리려는 뇌를 어떻게든 붙잡았다. 아직 안돼. 아직은 안돼. 필사적으로 잡고 늘어지면 눈 앞에 구둣발이.

"이 미친새끼가."

화난 목소리. 토마스는 희미하게 올라가는 자신의 입꼬리가 상대를 더욱 화나게 한다는 것을 알고있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손을 뻗는다. 사람의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차가운 온도가 토마스의 손을 쳐냈다. 넌 이게 장난 같냐? 억누른 목소리가 내려오는 것에 토마스는 고개를 저었다. 장난이 아니었다. 장난으로 자살 같은걸 하는 사람은 없다.

"이름이 뭐에요?"

겨우 두 어절 말하는데 더럽게 힘이 든다. 영화속에서 죽기 직전 말을 중얼거리는 사람들은 죄다 초능력자인 모양이었다. 천사는 어깨죽지를 구둣발로 짓밟았다. 그딴거 물어보려고 8층에서 떨어졌냐? 침이라도 뱉을 기세길래 토마스는 다시 희미하게 웃었다. 어차피 다시 살려주실거잖아요. 들리지않을 정도로 작은 소리에 천사가 대놓고 혀를 찼다.

토마스는 다섯 번의 자살로 알아낸게 몇가지 있었다. 첫번째로, 자신은 죽지 않는다. 정확히는 죽고나서 모종의 이유로 다시 살아나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유는 몰랐다. 천사는 그런 디테일한 것까지는 혼자 중얼거리지 않았다. 처음 자살을 감행했을 때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는 목소리로 너무 죽어버릇해서 미쳐버린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 날 토마스는 자신의 나이가 80살인데다 반백번에 가까운 횟수로 죽음을 반복했고, 그때마다 이 천사가 자신을 살려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사는 토마스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것이 두번째로 안 사실이다.

세번째로는 이 천사가 자신을 무척이나 싫어 한다는 점이었다. 하기사 천계와 지상이 얼만큼의 거리인지는 몰라도 토마스가 툭하면 죽어버리는 바람에 반백번을 왔다갔다 했어야 했으니 토마스를 좋아하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처음부터 화풀이로 시체를 발로 밟거나 하는것은 아니었을 터다. 어쨌든 천사는 토마스를 부활시켜주는 임무가 아주 넌더리가 났고, 그렇게 살려내놨더니 이젠 자살까지 감행하는-표현을 빌리자면-미친 필멸자 새끼를 혐오했다. 그런건 별로 상관 없었다. 네번째로, 자신이 이 천사에게 한눈에 반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사실 한번에 죽지 않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다시 한 번 트럭에게 치인 첫번째를 제외하고 토마스가 천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두번째였다. 차에 치이는건 너무 아프길래 약을 먹었더니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 천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눈을 뜨니 아픈 곳 하나 없었던걸 보면 완전히 죽은 후에 왔던 모양이다. 세번째는 익사, 네번째는 다시 차에 치여봤는데 소용없었다. 죽을때마다 천사 소리만 반복했더니 토마스가 뜬금없이 자살을 감행하는 이유를 눈치챘던 모양인지 이번엔 숨이 끊어지기 전에 천사가 찾아왔다. 어쨌든 목표는 달성한 셈이었다.

"이름이요."
"내가 왜 너한테 내 이름을 알려줘야 되는데?"
"안알려주면 또 자살할거니까."

생전 들어본적 없는 욕이 천사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토마스가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는건 알고 있는 모양인지 천사가 신경질적으로 뒤통수를 긁다가 무릎을 굽혀 불량배처럼 앉았다. 가까워진 얼굴을 보고싶었지만 슬슬 죽을때가 된건지 의식이 흐렸다. 토마스는 급한대로 천사의 발목을 손에 쥐었다.

"제발요."

천사는 토마스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손가락을 튕겨 소리를 냈다. 아까 밟힌 어깨죽지의 고통이 싹 사라진다. 그나마 조금 편해진 토마스가 내려오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올렸다. 그래봤자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인지 제대로 생각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죽고싶지 않다는 당연한 공포가 뒤늦게 밀려온다. 의식이 빠르게 멀어진다.

"너, 나 좋아하냐?"

토마스는 자신이 제대로 고개를 끄덕였는지 잘 구분이 가지 않았다.




*



"좋아한댄다."

어이가 없다는 목소리에 막 도착한 뉴트가 발을 땅에 내딛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다리와 팔이 뒤틀려 형편없이 죽어있는 토마스의 몸을 구두 앞코로 몇 번 건드린 민호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아 물었다. 실수로 얼굴 한 번 보여줬다고 이따위 전개가 펼쳐질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한 부분이었다. 반백번 왔다갔다해도 눈치하나 못채던 놈이.

"창조자들이 애지중지할만 하지 않아? 진짜 재밌는 놈이라니까."

남의 일이라고 농담하기 바쁜 상판떼기를 한 대 갈겨주고 싶다는듯 민호가 뉴트를 노려봤다. 천사들끼리의 폭력은 중범죄에 해당하는 사항이다. 이미 토마스때문에 천계에서 쫓겨날판인 마당에 업을 더 쌓았다가는 앞일을 장담할 수 없었다.

연기를 피우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인 민호가 토마스의 시체에 그것을 내뿜었다. 머저리새끼. 보이면 안되는 존재와 눈을 마주쳤으니 이제 기억삭제도 통하지 않는다. 죽기직전 보인 흐린 얼굴 하나 보겠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구세주라니 인간놈들도 이제 다 살았지 싶었다. 그게 곤란하니 계속해서 살려주는거긴 하지만, 망할 창조자 새끼들이 이 상황을 알면 또 어떻게 나올지 넌더리가 난다.

"안기뻐? 70년전 생명의 은인이 여전히 자길 좋아한다는데."

웃겨 죽겠다는 듯이 뱉는 말에 민호는 담배를 땅에 버리고 발로 짓밟았다. 생명의 은인 좋아하네. 그 빚이라면 이미 50배 넘게 갚았어. 씹듯이 내뱉고는 걸음을 뒤로 물린다. 이번 부활의식은 뉴트의 몫이었다. 토마스에게 보여진걸 들키는 바람에 민호의 권한이 사라졌다. 또 자살했다길래 화나서 이판사판으로 내려오기는 했다지만 거기까지였다. 구속되다 싶이 끌려가 알비 앞에 내동댕이 쳐질걸 생각하면 골이 다 아파왔다.

"너무 걱정하지마. 해봤자 추방 밖에 더 당하겠어."

농담마냥 가장 듣기싫은 말을 지껄인 뉴트가 날개를 펼쳤다. 싸늘한 가슴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으면 토마스의 몸이 펄쩍 뛰어올랐다. 한 번, 두 번, 다섯 번. 천천히 손을 떼고 손가락을 튕기면 온몸에 가득하던 생채기들이 사라진다. 몸을 숙여 뒤틀려진 사지를 이리저리 맞추며 뉴트가 휘파람으로 노래를 불렀다. 우드득거리는 끔찍한 소리에 민호가 하품을 하며 뒷목을 긁었다.

"혹시 알아? 보디가드로 붙여버릴지. 창조자들 일석이조 되게 좋아하잖아. 맨날 언제 죽을지 노심초사하며 위경련 겪는 것보다야 옆에서 지켜주는게 낫지."
"그런 좆같은 소리를 꼭 지껄여야 마음이 풀리겠냐?"

툴툴대는 목소리에 뉴트가 다시 웃었다. 가능성이 없는 가설이 아니라는게 가장 화나는 부분이다. 토마스가 민호를 좋아하는게 사실이고, 민호를 보기위해 앞으로도 자살을 계속한다면 토마스의 뇌는 프랑켄슈타인 꼴이 날 것이다. 겉이 아니라 속이. 기억삭제가 통하지 않으면 이것이 문제다. 잊어버리면 없는일로 할 수 있는 편리한 구조지만 죽을 당시에 겪었던 고통이 계속해서 쌓이면 아무리 기관에 이상이 없어도 정신적으로 버틸 수가 없었다. 살려내는거야 계속할 수 있겠지만 창조자들은 토마스의 정신이 되도록이면 건강하기를 바랬다. 그래야 그들의 잘난 '계시'를 최대한 잘 수행할 수 있을테니까.

그러니까 결국 창조자들은 토마스가 죽게하지 않기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가령 토마스에게 목숨을 구원받은 17살짜리 자살희망자를 일부러 죽여서는 구원자라는 좆같은 네이밍을 붙이고 수호천사마냥 뒷처리를 시키게 한다던가 하는식으로. 

그딴짓도 했는데 뉴트가 말한대로 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지끈대는 머리를 붙잡은 민호가 결국 다시 담배를 찾았다. 지겨운 새끼. 좀 놔주면 좋으련만.

"70년 만에 속세 나들이 보내준다는데 그런 벌레 씹은 표정하면 안되지. 누군 가고싶어서 목을 매달지경인데."
"그 농담 하나도 재미없거든요, 대천사 나으리."
"농담 아닌데요, 대천사 나으리. 내 담당도 세상의 구세주 같은거면 얼마나 좋아. 아주 곰같이 튼튼해서 돌봐주려고해도 영 안풀린다고. 빨리 죽어서 이쪽으로 와주면 소원이 없겠다."
"얼씨구. 알비 귀에 들어가면 현신 3년은 금지 당할만한 발언이라는건 알고 내 앞에서 지껄이는거지?"

뉴트는 어깨를 으쓱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퍽 멀쩡해보이는 토마스의 시체는 이제 희미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기억삭제가 통할때야 방까지 옮겨놨다지만 이젠 그런 수고로움을 감수할 필요까지는 없겠지. 타들어가는 담배를 여전히 문채로 민호가 토마스의 어깨를 발로 툭 건드렸다. 기침을 토해내며 쥐어짜듯 폐에 가득찬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반응에 뉴트가 먼저 날개를 펼치고 금색 줄을 민호에게 내밀었다. 거나하게 한숨을 쉰 민호가 알아서 자신의 손목에 그것을 감았다.

"추방령이나 들으러가자고, 대역죄인씨."
"퍽 즐거워 보이시는군요, 개새끼씨. 엿이나 먹어."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린 뉴트의 발이 공중에 떴다. 3초. 토마스의 눈이 번쩍 떠진것과 동시에 두명의 인영이 사라졌다.






그러니까 시발... 아 중2병내 질식... 자세히 설명하면 30년전에 모종의 이유.. 뭘로할지는 잘 생각안나는데 어쨌든 자살하려던 민호를 민호에게 반했던 토마스가 자기 목숨을 바쳐서 살려낸 일이 있었는데 덕분에 살 의지가 생겼던 민호를 창조자 새끼들이 억지로 죽여서 천계로 불러내서는 토마스의 구원자 역할을 떠맡김. 

언급된 대로 토마스는 일종의 구세주 역할이라 세상의 종말이 와서 인류를 구원해야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나이가 들어서도 죽어서도 안되기 때문에 고정적으로 그를 전성기의 나이(18~20 사이)로 돌려놓고 죽을경우 살려낼 담당천사가 필요했는데 적합한 인물이 민호라고 생각한거지. 토마스가 목숨바쳐 사랑한 사람. 반대로 자신의 목숨을 바쳐 토마스를 사랑할.. 아시ㅣㅂ닞·ㅈ내 손 개시ㅣ발 으윽ㄱ어쨌든 그런 이유로 토마스의 기억전체에서 민호를 지워버리고 민호를 천계로 픽업(...)해와서 대천사로 멋대로 임명하고는 토마스를 지키게 시킴. 물론 민호나 토마스의 의지는 전혀 들어가있지 않음.

민호는 존나 어이가 없어서 처음엔 다 때려치우라고 난동부렸었는데 막상 토마스가 죽으니까 안살려낼 수가 없었음. 민호를 살려낸 사람은 토마스인데 민호가 죽은 이유도 토마스고 기억삭제를 당했으니 토마스는 민호를 기억도 못하고 약 70년을 혼자 살 수는 없으니까 다른 사람도 만나는데 민호는 그걸 다 보고있고... 애증이 너무 쌓여서 이젠 자기가 토마스를 좋아하는지 혐오하는지도 구분이 안가는 정도. 이젠 거의 의무 수준으로 살려내고 있던 중이었음. 아니 뭐 그렇다구...

원작에서 위키드를 창조자라고 부르는거 보고 만갈래로 뻗어나가버린 총체적 난국 설정... 창조자 개새끼들이 실험 비슷한거 하고있는거 맞음ㅇㅇ 다음 전개는 머..... 추방 대신 뉴트 말대로 인간으로 현신해서 보디가드 노릇하는.. 쓰고싶은건 많은데.... 이건 썰로 써야할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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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모셔가라고 난리인 대기업 인재 토마스가 회사 근처 까페인 글레이드에 들렀다가 바리스타인 민호보고 반해서 회사 때려치고 알바로 들어가는 썰 기반... 

앞내용: 설거지하나 제대로 못하는 뻘알바생 신참 토마스가 부점장인 뉴트에게 까이고 정직원인 갤리에게 까이고 알바생 척에게도 까이며 즐겁게 알바생활 하다가 전 회사의 상사가 찾아와서는 돌아오라고 까페에서 깽판치는 것에 맞다이를 까고 까페를 뛰쳐나왔다가 민호에게 잡혀 공원으로 끌려옴. 쓰기 귀찮아서 설명으로 쓰는건 아니고... 진짜로... 

현대 AU 캐붕주의 짧음주의

  




"정직원도 아니고 알바생이 아픈 것도 아닌데 멋대로 조기퇴근을 해? 죽고싶냐?"

제대로 화난듯한 목소리에 토마스가 멍한 눈을 들어 민호를 올려다보았다. 그림자가 진 얼굴이 불만스럽게 구겨져 토마스를 쏘아본다. 토마스는 몇번인가 입을 뻐끔거렸다가 곧 머리를 강타하는 충격에 억소리를 내며 허리를 반으로 접었다.

다 좋은데 폭력을 휘두르는 손에 자비가 없다는 것이 이 완벽한 남자의 유일한 단점이었다. 아파서 끙끙대는 토마스를 무시무시한 눈으로 내려다보던 민호가 잘리고 싶은거냐고 윽박을 지른다. 토마스는 반사작용마냥 고개를 양옆으로 빠르게 흔들었다. 맹세코 그런 의도로 뛰쳐나온건 아니었으니 솔직한 반응이었다. 아무래도 진심으로 소리지른건 아니었는지 민호가 거나하게 한숨을 쉬며 옆자리에 털썩 엉덩이를 붙였다.

하긴, 그렇게나 난리를 피우는걸 다 보고 나왔는데 잘리고 싶은거냐고 묻는게 어불성설이기는 했다. 유명한 기업의 본사가 잔뜩 몰려있는 거리라지만 아까의 그 재수없는 정장이 입에 올린 이름은 미국, 좀 과장하자면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한번쯤은 들어봤을 회사의 네임이었고, 글레이드의 모두는 입을 쩍벌리고 막 알바에 적응해가던 실수투성이 신참을 쳐다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눈들은 토마스가 대걸레를 집어 던지며 정장 남자와 본격적으로 대판 싸우기 시작할 때 쯤 더이상 커질 수도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싸우는 내용이라는게 그 직원복지 좋고 벌이가 안정적이기로는 공무원 저리가라하는 회사에 죽어도 돌아가지 않겠으며 한번만 더 까페에 찾아오면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겠노라 윽박지르는 토마스의 목소리라는 것을 이해했을 때 눈들은 정장남자에게 옮겨졌고, 정장남자가 대꾸도 못하고 입술을 짓씹으며 뒤돌아 나갔을 때 쯤엔 다시 토마스에게로 돌아갔다. 민호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토마스가. 들어온 첫날에 접시를 8장이나 깨먹고 잘릴뻔 한걸 알비에게 사정사정해서 겨우 유니폼을 뺏기지 않았던 비글 신참이. 좀 빼빼 마른게 사무직에나 어울릴 것 같다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그런 대기업에서 다시 돌아와달라고 사람을 보낼정도의 인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토마스는 유도리있고 활기찼지만 일은 더럽게 못했고, 알바로 들어와서 일한지 5일이나 되어서야 겨우 손님을 어떻게 맞아야하는지 터득했을 정도로-좀 웃기는 표현이기는 했지만-재능이 없었다.

카운터에 보내놨더니 계산은 또 기막히게 잘해서 드디어 재능발굴 했다고 박수를 친게 바로 어제였는데. 민호는 심지어 너도 쓸모라는게 있다면서 맥주까지 사서는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마셔댔던 것이다. 얼마나 웃기게 들렸을지 생각하면 귀까지 시뻘게지는 느낌이다. 다른 직원들, 특히 갤리가 비슷한 생각이었는지 정장의 남자가 나가자마자 내려앉은 침묵에서 처음 들린건 욕이었고, 토마스는 그게 스위치라도 된 듯 폐끼쳐서 죄송하다고 속사포처럼 말을 쏟더니 유니폼도 반납안하고 까페를 뛰쳐나갔다.

민호가 토마스를 따라 뛰쳐나온건 그다지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민호는 고등학교 당시 다리의 부상으로 진로를 돌리기 전까지는 훌륭한 육상선수였고, 토마스는 까페에서 누구보다도 민호를 잘 따랐다. 하도 붙어있으려고해서 갤리가 귀를 붙잡고 끌고나가는게 일상이 되어버렸을 정도였다. 토마스는 그렇게 안생겨서 달리기가 빨랐지만 민호만큼은 아니었다. 얼마안가서 붙잡힌 토마스는 죄인마냥 뒷목이 잡혀 공원으로 끌려왔고 이후 상황은 본대로였다. 민호는 다시 한숨을 쉬고 벤치 등받이에 몸을 늘어뜨렸다.

"알바 그만둘거냐?"

툭 뱉은말에 토마스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정장의 남자-토마스는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다. 회사에 사표서를 쓰고 나올때 죄다 잊어버렸다-에게 말한것과 아까것까지 합하면 스무번은 부정한 질문이었다. 민호도 아는지 대답이 없어도 굳이 재촉 하려들지는 않았다. 대답을 바란게 아니라 그냥 혼란스러워서 아무말이나 뱉은 것에 가까운 문장이었다. 토마스는 허벅지에 팔꿈치를 대고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따위로 말했는데 어떻게 알바를 그만두고 돌아갑니까? 아무리 미친놈이라도 그건 무리거든요."

절망스럽다는듯 대답하긴 했지만 그 회사에 돌아가지 못하는건 그다지 큰 문제가 안됐다. 세상에 회사는 많았고 특히 토마스는 전공인 IT계열의 복합회사라면 경쟁률이 몇이든, 심지어는 직원이 더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레드까펫과 함께 합격할 자신이 있었고 실제로가 그랬다. 때려친 회사에서 2년간 일한 실적만으로도 그럴 수 있는 조건은 충족한 셈이었다. 특히나 쫓겨난게아니라 자진해서 나온거라면 더더욱. 정 안되면 경쟁사에 들어갈 수도 있고.

그러나 토마스는 개미 손톱만큼도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럴 생각이었다면 애초에 때려치지도 않았을것이다.

민호가 가만히 시선을 흘끔대는게 느껴져서 토마스는 고개를 들었다. 몸에 잘붙는 바리스타 복장은 웬만큼 익숙해졌다고 생각해도 역시 심장에 무리가 왔다. 일 끝나고 사복으로 갈아입었을 때가 배는 심장에 좋지 않기는 했지만, 애초에 저 모습에 반해서 앞뒤 안가리고 나온 회사다. 토마스는 문득 자신의 처지가 웃겨서 실소를 흘렸다. 아무리 한번 빠지면 정신을 못차리는 성격이라지만 이건 역대급이었다. 워낙 내놓은 자식이라 부모님은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으셨다지만 트리샤의 복장은 적어도 열 번은 터졌을 것이다.

"아주 못모셔가서 안달이던데. 노후보장 하려면 자존심이고 뭐고 돌아가서 허리 빠져라 사과해야하는거 아니냐?"
"25살한테 노후보장 얘기해서 어쩌시게요."
"돈은 태어날 때부터 긁어모으는거야. 넌 어려서 모르겠지만."
"형이랑 한 살 차이거든요?"

하여간 한마디도 안진다니까. 독한 새끼. 피식 웃음을 흘린 민호가 멋대로 토마스의 머리를 헤집었다. 입이 대빨 튀어나오긴 했지만 싫지는 않은듯 피하지 않는다. 아까 까페에 정장남자가 찾아와 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꿈이라도 꾸는줄 알았더랬다. 드라마나 영화는 잘 보지도 않는데 마치 그 속에 들어가있는 듯 했달까. 막상 이렇게보면 토마스는 그다지 다른 것 같지도 않았고,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 같지도 않았다. 왠지 다른세계 사람 같은 과거를 가진건 부정 못하겠지만.

"어쨌든 안그만둔다니 다행이네. 까페에 반반한 놈 하나는 있어야 일할 마음이 나지."
"얼굴 반반한건 부점장님도 있으시잖아요."
"타입이 다른잖아, 타입이. 계집애처럼 연약하게 생긴 얼굴은 갤리 같은 호구한테나 먹히는거야."
"그럼 제 얼굴이 형한테 먹히는 타입이라는거에요?"

의식의 흐름으로 말을 뱉고 난 토마스는 귀로 다시 들어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몸을 굳혔다. 미쳤어 토마스. 그딴걸 물어서 어쩌자는거야. 민호가 여전히 머리에 손을 대고 누르고 있어서 얼굴이 안보이는게 불행중 다행이긴 했으나 그뿐이었다.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게 긴장감을 배로 불린다.

음. 침음처럼 목소리를 흘린 민호가 다시 거칠게 토마스의 머리를 비벼대더니 불시에 헤드락을 걸었다. 목이 졸리는 고통과 좋아하는 사람의 옆구리에 코를 박고있다는 상반된 상황에 켁켁대던 토마스의 눈 앞에 불쑥 민호의 얼굴이 들이밀어졌다. 첫눈에 반한 이상형의 얼굴이 시원하게 입꼬리를 올린다. 아.

"그럭저럭?"

눈을 반쯤 접어 웃은 얼굴이 순식간에 물러간다. 긴 꼬챙이가 심장을 관통한 듯한 충격에 토마스가 입을 다물 생각도 못하고 민호를 쳐다봤다. 기지개를 펴고 허리를 두드린 민호가 그만 돌아가자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더 늦으면 뉴트가 나까지 잘라버릴지도 몰라. 5초는 지나서야 같이 일어서야한다는 명령체계를 받은 다리가 급하게 힘을 줘 지면을 박찼다. 앞서서 성큼성큼 까페로 향하는 민호의 걸음이 평소보다 약간 빨랐다.



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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