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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썰 백업용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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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나침반에서 설정만 가져옴. 황금나침반 스포 없음. 왜냐면 저도.. 설정만 압니다.. 기본 설정은

1.인간들은 태어나서부터 '데몬'이라는 말하자면 소울 메이트와 같이 태어남. 정신적, 육체적으로 연결 되어 있고 일정거리 이상으로 떨어지면 고통스러우며 데몬이 죽으면 인간도 죽고 반대도 마찬가지. 소울메이트지 주종관계가 아니며 보통은 반대의 성별을 가지지만 드물게 같은 성별을 가질 수도 있음. 랜덤이기 때문에 특별한 일은 아님. 여기에서는 딘의 데몬은 여자, 샘의 데몬은 남자.

2.대부분은 동물의 형태고 어렸을 때는 형태를 바꿀 수 있다가 12~16살 정도에 인간의 성격? 본질?에 따라 한가지로 정착함. 기본적으로 먹지는 않지만 잠은 자고 피곤함이나 고통도 다 느끼는데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죽을 수도 있다.

3.먹지 않고 동물 형태라는 것만 제외하면 인간이랑 똑같음. 말하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다만 초면에 다른 사람의 데몬과 직접 이야기하거나 그에 대해 묻는건 무례한 행동. 특히 남의 데몬을 억지로 만지려고 하는건 매우 금기시됨.

이정도만 알면 되고 자세한건 글에서 언급하면서 설명함미다






1.
샘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

특별한 일은 아니었다. 그가 자신의 대학 근처에 그럴듯한 플랫을 구한 뒤의 새벽에 그는 대부분 누워 있었고, 잠드는 일 없이 눈을 감고 있기 일쑤였다. 제시카는 파티에 지쳤는지-아니면 그 이후에 있었던 일에 지쳤는지 등을 돌리고 자고 있었으며 그녀의 데몬인 보더 콜리 믹은 시트에 몸을 파묻고 고롱대는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걸 제외한다면 사방이 조용했다. 눈꺼풀 안은 어두웠고,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만 더 버티다보면 어떻게든 잠에 들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샘이 할로윈 파티를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오늘은 괜찮은 날이었다. 월요일에 있는 면접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사실상 합격한거나 마찬가지였고, 그건 샘이 준비해가던 미래가 귀퉁이에 맞게 착착 진행 되어가고 있다는걸 의미했다.

그의 데몬인 헤일은 침대 밑에서 몸을 말고 있었다. 보통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만드는 커다란 회색 늑대는 이따금 꼬리나 귀를 몇 번 움직였다. 잘못 될만한 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샘은 바닥으로 절 잡아 당기는 듯한 불안감을 누를 수가 없었다. 무언가 잘못 됐다는 느낌이 거품마냥 부푼다. 샘은 커다란 풍선에서 바람을 빼듯 그것들을 눌렀다. 이제는 제법 능숙해졌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았다. 스탠포드로 혼자 떠나온 뒤로 그런 느낌은 꽤나 자주, 시도때도 없이 샘을 압도하려 들었다. 제시카를 만난 뒤로는 줄어들었지만 이런식으로 '모든 것이 잘 되어 가는' 시점이 오면 어김없이 불안감이 들었다. 그건 혹시라도 일상이 망쳐질까봐 걱정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감정이었다.

헤일이 한쪽 눈을 뜨고 저를 쳐다보는 것을 알았지만 샘은 눈을 뜨거나 그에게 손을 뻗지 않았다. 불안감은 잦아들었고, 드디어 수마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닫힌 눈꺼풀 아래로 커튼이 내려왔다. 샘은 이불에 좀 더 몸을 파묻었다. 아무것도 이상한 건 없었다. 그는 그가 꿈꿨던 삶에서 단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헤일이 고개를 들었다.

단 한 번 부스럭거린 소리는 샘에게도 들렸다. 굳게 감겼던 눈꺼풀이 곧바로 뜨였고, 헤일은 이미 바닥에서 일어나 자세를 낮추고 있었다. 제시카를 돌아본 샘이 최대한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나왔다. 집안은 조용했다. 믹이 소리를 들었을까? 창문에서 비춰지는 빛은 해가 뜨기 시작한 시간이라는걸 알려주고 있었다. 샘이 헤일에게 시선을 던졌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늑대가 뒤로 걸음을 옮겨 침실을 보호하듯 가로막았다.

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지만 문간에서 실루엣이 지나갔다. 샘은 심호흡을 한 후 안쪽으로 달려들었다. 광원이 적은 실내에서 그림자가 얽혔고, 침입자가 샘의 공격을 막으며 반격을 가했다. 내질러진 팔을 피하고 몸싸움이 이어지는 동안 샘은 미친듯이 주위를 둘러봤다. 데몬. 데몬이 어디있지? 그러나 침입자는 샘이 그의 데몬을 찾을 여유를 주지 않았다. 샘은 밀려서 뒷걸음질을 치다가 겨우 뾰족한 귀의 형상을 봤을 뿐이다.

실랑이는 샘이 바닥에 밀어붙여지며 끝났다. 이를 악물고 벗어나려던 샘은 헤일이 다급하게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예상했던 뉘앙스가 아니었다. 걱정이나 화가 났다기 보다는 마치 당장 그만 두라는 듯 꾸짖는 투였다. 약한 새벽빛에 침입자의 얼굴이 드러났다. Easy Tiger.

"딘?"

이를 드러내며 웃는 얼굴이 비현실적이었다. 머리맡에서 발톱이 부딪히는 소리가 나더니 위쪽에서 블랙탄 셰퍼드가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안녕, 샘. 아주 즐거운 표정이다. 놀랐잖아! 당황해서 한 톤이 올라간 목소리에 딘의 웃음이 짙어졌다. 연습을 좀 더 해야겠는데. 당장 얼굴을 구긴 샘이 순식간에 자세를 반전시켰다. 딘이 바닥에 머리를 부딪히자 셰퍼드-마일리가 점잖게 말을 이었다. 혹은 아니거나.

"일으키기나 해."

딘의 위에서 내려온 샘이 손을 잡아 딘을 일으켰다. 헤일이 다가와 코를 찡그린다. 향수 뿌렸어? 탐색하듯 주위를 돌며 나오는 언짢은 목소리에 마일리가 콧소리를 냈다. 놀래켜주려고 내 코를 좀 희생했지. 헤일이 못마땅하게 코를 털었다. 장난이 성공한게 재밌는지 딘과 마일리는 아주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헤일의 노란 눈이 과장되게 굴러갔다.

"대체- 여기서 뭐하는거야?"
"맥주 좀 찾으러 왔지."
"딘. 여기서 뭐하는거냐고."

낮은 목소리에 딘이 눈을 가늘게 떴다. 좋아, 얘기 좀 하자고. 샘의 옷을 툭툭 털어내며 말을 끝마치자 마자 불이 켜졌다. 문간에서 제시카가 눈을 문지르고 있었고, 믹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뒤를 따라왔다. 샘? 졸음에 겨운 목소리에 마일리의 입에서 감탄이 나왔다. 오. 소리가 안났다고 해서 딘이 감탄 중이지 않은건 아니었다. 마일리가 재촉하듯 제 어깨로 샘의 다리를 툭 건드렸다. 샘은 손으로 얼굴을 쓸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둘을 소개시켰다. 딘, 이쪽은 내 여자친구인 제시카야.

"오, 혹시 형인 딘이에요?"
"저희도 스머프를 좋아하죠."

제시카가 난감하게 웃으며 제 티셔츠를 내려다봤다. 믹, 옷 좀 가져다줄래? 보더 콜리가 고개를 끄덕이고 사라지기 전에 딘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No를 반복하며 다가갔다. 지금도 괜찮아요. 정말로. 솔직히, 제 동생한테는 아까운 분이시네요. 매끄럽게 이어지는 말들에 제시카가 입꼬리를 더욱 올렸다. 마주 웃어준 딘이 샘에게로 약간 뒷걸음질을 했다. 죄송하지만 가족 일로 상의할게 있어서요. 잠깐이면 되는데. 믹이 약간 불안하게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헤일이 다가가 코를 부비자 마주 부벼주긴 했지만, 마일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셰퍼드는 무해한 얼굴로 허리를 바로 세우고 있었다. 샘은 딘과 데몬들을 쳐다봤다가 제시카에게 다가갔다. 아니, 뭐가 됐던, 제스 앞에서 말해도 돼. 이번엔 마일리가 과장되게 눈을 한바퀴 굴렸다.

"아버지가 안돌아오셔."
"자주 있는 일이잖아. 금방 돌아오실거야."

태평한 목소리였다. 일부러 입꼬리를 올렸다가 내린 딘이 무표정으로 다음 말을 이었다.

"아퀼라가 찾아왔었어."

믹에게 얼굴을 부비던 헤일의 고개가 돌아갔다. 마일리는 여전히 허리를 세운 채 정면을 쳐다보고 있었고, 샘도 헤일도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하지만... 샘의 말을 막듯 딘이 나머지 말을 뱉었다. 사냥을 하러 가셨던거야. 며칠 동안 들어오지 않으셨고. 헤일의 관심이 믹에게서 완전히 떨어졌다.

"...미안 제스, 잠깐만 기다려줄래?"






*




"알겠지만 그냥 한밤중에 내가 사는 집에 쳐들어와서는 안돼!"
"아퀼라가 찾아왔었다니까."
"드물긴 하지만 큰 일은 아니잖아! 내 말은, 아퀼라와 아버지는 분리 훈련을 한지 꽤 오래 됐다고. 폴터가이스트 때 기억해? 한 달이나 집에 안돌아 오셨었잖아! 아퀼라가 두 세번 들렸었고!"

계단을 빠르게 내려가며 하는 말에 마일리가 코웃음을 쳤다. 우리가 아퀼라한테서 좋은 소식을 입수해서 파티하려고 온 것 같아? 헤일은 아까부터 얼굴을 찡그린채 말없이 따라오고만 있었다.

아퀼라는 존의 데몬의 이름이었다. 사냥꾼들 중 일부가 그렇듯이 분리 훈련을 한 매 데몬이었는데, 존이 사정이 안될 때면 들러서 사정을 말해주고는 했다. 파트너를 닮아 그녀 자신도 매우 무뚝뚝했고, 샘과 헤일은 그녀를 좋아해 본 전적이 없었다. 그녀가 물어다주는 소식이야 언제나 존이 무엇을 사냥하고 있고 언제쯤 돌아올 것 같다는게 끝이었고 후자는 지켜지는 일도 거의 없었다. 소식을 전하자마자 그녀는 곧장 존에게로 돌아갔고, 심지어 어렸을 때는 딘하고만 얘기한 뒤 돌아가기도 했다. 괴물들에 관해 몰랐을 때여서 그랬다고는 했지만 그녀는 적어도 어린 샘이 안도할 수 있게끔 존의 소식을 가려서 전달해줄 수도 있었다. 딘의 말로는 그 끔찍했던 사건 전에는 다정했다지만 샘이나 헤일의 알 바는 아니었다. 정말로.

"아퀼라가 무슨 얘기를 했는데?"
"아버지가 뭔가를 찾고 있고, 당분간 돌아오지 않을거라고."
"그게 뭐?"
"그게 뭐? 듣기는 했냐? 럭비공이나 찾고 있는데 나한테 아퀼라까지 보냈을거라고 생각해? 분명 위험한거야. 우리가 도와야한다고."
"우리?"

딘의 걸음이 멈췄다. 자동적으로 샘도 몇 계단 위에서 멈췄고, 딘이 돌아봤을 때 계단의 난간을 쥔 손에 힘을 넣었다. 마일리는 거의 으르렁대고 있었다. 억지로 화를 누르는 듯한 표정의 딘이 잇사이로 목소리를 뱉었다. 도와줄거야 말거야? 샘이 입 안쪽을 씹었다.

"안 가. 사냥 같은건 그만뒀다고."
"아버지가 위험하다니까!"
"언제나 위험 하셨잖아! 이번에도 잘 하실거야. 난 그 생활에 질렸어. 지금 생활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고. 같이 안갈거야. 형은 우리를 내버려 둬야 해."

팽팽한 대립 상태가 이어졌다. 마일리와 딘은 샘을 노려보고 있었고, 헤일은, 계단 위에서 초조하게 입술을 핥으며 둘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난간을 붙잡은 손에서 마디가 불거졌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해? 집 얻어서 정착하고 여자친구랑 같이 사는게?"
"그래! 평범하고 안전한 삶이고, 내가 평생 동안 원했던거야. 형이 마음대로 쳐들어와서 전부 망쳐버릴 수는 없는거라고!"
"평범하고 안전한 삶?"

마일리가 코웃음을 쳤다. 헤일이 이를 드러냈지만 덩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헤일에게 겁을 먹는 일은 없었다.

"넌 윈체스터야!"
"그게 어쨌다는거야? 윈체스터는 평범하게 살면 안돼?"
"그냥 윈체스터도 아니고, 늑대 데몬을 데리고 있는 윈체스터지. 진심으로 이런식으로 계속 살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헤일을 강아지라도 되는듯이 포장시키면서?"

샘이 입을 다물었다. 딘은 시선을 피하는 헤일을 노려보면서 마저 말을 이었다. 꽤나 노력했지, 안그래? 안봐도 뻔하다고. 네 여자친구의 데몬이 헤일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는데 얼마나 걸렸어? 한 달? 세 달? 헤일이 위협하듯 낮게 으르렁거렸다. 함부로 지껄이지 말라는듯 샘이 어금니를 물었다. 2주였어.

"그것 참 신기록이네."
"그래서 온거야? 우릴 비웃으러?"
"아니, 난 도움을 청하러 온거야. 마일리랑 둘이서만은 못하겠다고."
"할 수 있잖아!"
"그래,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말을 받은 마일리가 허리를 세우고 앉았다. 다시 대치상태였다. 한참이나 서로를 노려보던 시선은 샘의 쪽에서 먼저 거둬졌다. 입술을 깨물며 아래로 고개를 내렸던 샘이 다시 얼굴을 들었다. 대체 뭘 찾으신다는건데? 딘이 마저 앞장서 계단을 내려갔다. 알아내는 중이야.

"알아내는 중이라고?"
"아퀼라가 말해주질 않았어. 알잖아. 전할것만 전하고 휙 날아가버리는거."

딱딱하기 짝이 없는 매의 표정을 떠올린 샘이 언짢게 얼굴을 구겼다. 분리 훈련을 했어도 인간인 이상 데몬과 오래 떨어져 있는 것은 치명적이다. 서둘러 돌아가야 하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아들들에게는 좋지 못한 단점이었다.

바깥에는 익숙한 임팔라가 주차되어 있었다. 트렁크를 열자 절대 평범하지는 않은 무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고, 마일리가 앞발을 트렁크에 기댄채 무언가를 물고 내려왔다. 반동을 이용해서 던지자 헤일이 받아낸다. 인쇄 된 종이 뭉치였다. 헤일이 건네는걸 받아들어 살펴보던 샘이 눈썹을 휘어올렸다.

"아버지랑 형이 조사하던거야?"
"정확히는 존이 조사하던거야. 나랑 딘은 다른 일이 좀 있었거든. 뉴올린스에서 부두교 관련으로."
"아버지가 너랑 형이 알아서 사냥하게 놔뒀다고?"
"우리 스물 여섯이거든."

이번엔 딘이 녹음기를 던졌다. 공중에서 잡아챈 샘이 미간을 구기고 녹음기를 살폈다. 긁힌 자국이 있는걸로 봐서는 아퀼라가 들고왔던 것 같았다. 

캘리포니아의 제리코에서 지난 20년간 10번이 넘는 실종사고가 일어났고, 점점 빈번하게 발생하는 터라 존이 조사를 하러 나갔다. 그리고 3주 후에 아퀼라가 찾아와 소식을 전하고는 녹음기를 주고 갔다는 것이다. 대체 왜? 헤일이 녹음기의 냄새를 맡는 동안 질문하자 딘이 어깨를 으쓱였다. 틀어봐.

"...목소리 뒤로 들리는거 EVP야?"
"실력은 녹슬지 않았는데."

씩 웃어보인 딘이 녹음기를 넘겨받으며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속도를 느리게 하고, 돌비 채널로 돌린 후에, 잡음을 없앴더니 이런 소리가 났어. 녹음기에서 들리는 가녀린 여자의 목소리에 헤일이 반사적으로 털을 곤두세웠다.

"집에 돌아갈 수 없어요?"
"유령인건 확실해.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조사하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
"잠깐만, 그럼 존이 너희한테 사건을 맡겼다는거야? 자기가 없는 동안에 해결하라고?"
"아마도."
"그래서 형이랑 너는 이걸 맡을거고?"
"그래. 무슨 의미가 있든 어쩔 수 없이 그곳부터 시작해야해. 아는 단서라고는 그게 전부니까."

녹음기를 던져넣고 트렁크를 닫은 딘이 임팔라에 기대 샘과 헤일을 쳐다봤다. 갈거야? 마일리는 꼬리를 느리게 흔들며 기대감이 있는 눈으로 둘을 쳐다봤고, 샘은 약간 망설이는듯 시선을 아래로 향했다. 2년 동안 귀찮게 한 적 없었잖아. 딘의 목소리는 약간 보채는 듯이 들렸다. 헤일은 샘의 옆에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무엇을 결정하든 지지할거라는 신뢰의 시선을 마주보며 샘이 입을 열었다. 그래. 하지만 월요일 전까지는 돌아와야해.

"월요일은 왜?"
"면접이 있어."
"일자리? 그냥 못간다고 해!"
"로스쿨 면접이고, 내 인생이 달려있어."
"로스쿨?"
"그렇게 하기로 한거야. 여기서 기다려."

말을 이을 새도 없이 샘과 헤일이 빠르게 안으로 사라졌다. 약간 얼굴을 찌푸린채였던 딘이 입술을 물었다가 고개를 돌려 마일리를 쳐다봤다. 이게 잘하는 짓일까? 마일리는 입꼬리를 뒤로 당기며 딘을 올려다봤다. 최선이라는거 알잖아. 둘이서는 못해. 어두운 갈색 눈동자를 들여다보던 딘이 곧 다리를 접고 제 데몬의 목을 감싸 안아 얼굴을 묻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쳐진 꼬리가 힘없이 양 옆으로 흔들린다. 어깨에 기대 머리를 부비던 마일리가 딘의 얼굴을 애정 어리게 핥았다. 괜찮을거야. 다정한 목소리에 딘이 억지로 입꼬리를 올렸다.




*




"하지만 가족에 대해서는 한 번도 말한적 없었잖아! 그래놓고 한밤중에 떠나서 주말을 보내고 오겠다니..."

믹이 불안하게 헤일의 주위를 맴돌았다. 헤일이 친근하게 귀를 핥아줬지만 그런다고 안심이 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샘은 대충 필요해 보이는 것들을 더플백에 집어넣으며 제시카를 안심 시키기 위해 최대한 애썼다. 월요일에는 돌아올 것이고 잘못 될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샘은 제 자신에게 들려주듯이 그런 말들을 반복했다. 한숨을 쉰 제시카가 다리를 굽혀 믹을 안았다. 돌아오는거 맞지? 보더 콜리가 약간 낑낑대는 소리를 냈다. 샘은 제시카를 돌아봐야한다는걸 알았지만 쉽사리 고개가 돌려지지 않았다. 불안을 억지로 삼키며 샘이 말을 이었다.

"당연하지. 괜찮을거야. 겨우 주말 동안인데 뭐."

제시카는 대답 대신 믹의 목을 쓰다듬었고, 샘은 지퍼를 잠근 더플백을 헤일에게 둘렀다. 돌아올거야. 약속할게. 제시카가 고개를 끄덕인다. 믹은 가늘게 한 번 울고는 옆을 지나치는 헤일에게 미련있는 시선을 던졌다. 그럼 적어도 어디로 가는지만 알려주면 안될까? 복도를 빠르게 통과하던 샘이 멈출 생각도 못하고 급하게 목적지를 알렸다.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헤일이 샘을 계속 힐끔거렸다. 굳은 무표정이 딱딱하다. 헤일이 계단 중간에서 샘의 앞을 막아섰다. 괜찮겠어? 보통 성인보다도 커다란 체구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난간을 붙잡고 멈춰선 샘이 복잡한 얼굴을 했다.

"그게... 모르겠어."
"샘, 원한다면 거절해도 괜찮다는거 알잖아. 우린 머무를 수도 있어."

침착한 목소리에 샘이 머리를 긁으며 제시카가 있을 위쪽과 아래쪽에 있는 문을 번갈아 쳐다봤다. 헤일의 말이 맞았다. 딘을 따라갈지 말지는 온전히 샘의 선택이었고, 싫다면 거절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정말 주말 뿐이었다. 존은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고, 샘은 월요일에 이곳으로 돌아올 터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샘은 불면증을 기억해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을 야기하는 수많은 원인들도. 그 꿈. 제시카가 천장에 붙어 타오르는, 반복되는 불길한 영상. 하지만 그것이 불면증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었다. 샘은 흔히 볼 수 있는 데몬과는 동떨어진 제 데몬을 내려다봤다. 늑대. 데몬들은 인간보다 덩치가 작은게 보통이었고, 마일리만 해도 데몬 중에서는 큰 편에 속했다. 하지만 단순히 크기의 문제가 아니었다. 포식자인 데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사람들에게 불안을 심어준다. 그중에서도 늑대는. 제 데몬을 볼 때마다 사람들이 짓는 표정을 떠올린 샘이 입술을 깨물고 헤일을 지나쳐 계단을 내려갔다.

"괜찮을거야."

일부러 힘을 준 목소리에 헤일이 한숨을 쉬었다. 긴 몸으로 한 번에 세 칸씩 계단을 뛰어내린 헤일이 샘의 옆에 붙었다. 그냥 들어만 둬. 샘이 걸음을 재촉하며 헤일을 힐끔거렸다. 딘은 바깥에서 시동을 걸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마일리는 운전석 시트 아래쪽에 있겠지. 헤일이 움직임에 따라 등에서 더플백 속의 내용물이 덜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우리는 다시 못돌아올거야."

이상할 정도로 침착한 목소리였다. 입을 일자로 만든 샘이 문을 여는 소리가 약간 크게 들렸다. 







날조주의... 에피를 전부 쓰지는 않을거고 대충대충 넘길듯함. 참고로 데몬과 다른 인간끼리 얘기를 직접적으로 주고받는건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대부분 안그래서. 그래서 딘이랑 제시카가 말할 때 마일리와 믹이 조용한거고. 왜 이런거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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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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