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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 썰 백업용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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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 싸구려같은 분위기 주의. 뒤에는 수위라서 안씀. 뉴트가 탑 맞음...



1.

스트리퍼 뉴트랑 바텐더 갤리 같은 조합은 아무도 안좋아해줄까

그냥... 뉴트는 당연히 돈 때문에 스트리퍼일 하고 라이즈앤 샤인이라 양심찔리지만 남창일도 하는데 갤리는 뉴트가 쇼하는 게이바의 바텐더고... 그냥...(왈칵) 왜 이런거 짜고있지ㅠㅠㅠㅠ점점 더러운 것만 떠올리는 뇌..

갤리는 페이가 그럭저럭 괜찮길래 알바겸으로 시작한건데 뉴트 시간이랑 갤리 근무시간이 겹치는거지.. 아 내가 스트립쇼를 봤어야 시발 뭘 쓰지 개현타온다;; 어쨌든 바가 뉴트때문에 굴러간다해도 무방할정도로 인기 많아서 갤리 근무시간에만 사람 존나 몰리는거임 갤리는 원래 손님 많은 바인가보다 했는데 다른 바텐더가 쇼 보고싶다고 사정사정하길래 타임 한 번 바꿨다가 존나 한산한 바 풍경에 중간에 꿀잠까지 잤을 정도였음.

내가 이렇게 개같이 바쁜게 저 스트리퍼하나 때문이라니 얼마나 잘났길래 그러는지 평소에는 사람들이 가려서 별로 안보이길래 관심도 없었던 스테이지에 눈길이 가는 그런... 잠깐 숨돌릴 틈에 고개 빼고 보는데 보자마자 얼굴 기묘하게 구기는 갤리 보고싶다...

다른게 아니라 진짜, 진짜로 베테랑이라는게 눈에 보여서... 전에도 게이바에서 알바는 했었고 쇼도 몇번 봤었는데 존나 비교가 안되는거임. 거기다 얼굴이 미친듯이 요정같으니까 저도모르게 넋을 놨다가 클리셰니까 눈이 마주치는거지.

그냥 보이니까 본건데 뭔가 갑자기 잘못한것 같아서 찬물 부은듯 정신차린 갤리는 황급히 고개 돌리고 주문 받음. 보는게 아니었는데. 근무중이 아니었으면 욕이라도 씹었을텐데 그러지는 못하고 아예 스테이지에서 등돌리고 일하는 새에 쇼가 끝남.

원래 쇼 끝나면 나름 한산해져서 숨 돌릴틈 생긴 갤리는 한시간쯤 더 일하다가 쓰레기 버리고 오라는 알바선배 명령 때문에 가득찬 쓰레기봉투 양손에 들고 존나 무겁다고 욕하면서 뒷문을 발로 차서 염. 내가 시발 쓰레기 버리러 온줄 알아.

그리고 뒷문 옆에서 담배 피고 있던 뉴트와 시선이 딱... 잠깐 입 벌리고 있던 갤리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목례 한 번하고 로봇 걸음으로 쓰레기 모아놓는 곳으로 감. 시발, 점주한테 이르는거 아니야? 들어온지 한달도 안됐는데 잘릴까봐 안절부절하는 갤리를 뭐라고 생각했는지 뉴트가 피식 웃음. 스테이지에서와는 다르게 긴팔 후드를 입고 있었지만 곧 겨울인데 도저히 남자용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짧은 반바지를 입은 뉴트는 벽에 기대서 최대한 시선을 피하며 도로 들어가려는 갤리를 불러세움. 신입?

사람이라고는 자기 밖에 없는데 도저히 무시하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갤리가 예의 어색한 웃음으로 멈춰섬. 『그런데요.』

근데 존나 안추우세요? 뒷말은 삼키고 어정쩡하게 서있으니까 뉴트가 담배갑을 건넴. 시발 저 들어가야되는데. 그래도 따지면 점주다음으로 높으신 분인데(매출에 크게 관여하고 있으니)거절할 수가 없어서 갤리가 담배를 받아듬.

라이터 찾으려고 주머니 뒤지다가 라이터 불도 튕겨주길래 그냥 고개 숙이고 그걸로 불붙인 갤리가 고맙단 뜻으로 목례를 함. 신입주제에 건방지게 근무중에 담배 필 순 없으니 참고있었지만 갤리도 나름 골초여서 상황과는 별개로 살겠다는 느낌은 있었음.

『아까 나랑 눈 마주쳤었지.』

담배 피다말고 연기가 목에 걸려서 켁켁대는 갤리 때문에 웃음을 터뜨린 뉴트가 거의 헛구역질까지 하는 갤리의 등을 두드려줌. 딱히 그렇다고 대답하지 않아도 긍정을 돌려준 느낌에 갤리가 기침이 멈추고도 헛기침을 몇 번 함.

『일도 안하고 쳐다보는 놈팽이 새끼들도 있는데, 게이바 바텐더가 너무 쑥맥인척 하네.』피식 웃는 얼굴에 뒷머리를 긁은 갤리가 필터를 씹으며 문간에 기댐. 딱히 부정할 생각도 나지 않았음. 그래 뭐, 따지자면 말대로 쑥맥은 아니었으니까. 언제쯤 쳐다보나 궁금했다고 입꼬리를 올리길래 대답 안하고 계속 필터만 씹으니까 담뱃재를 턴 뉴트가 고개를 기울이고 눈웃음을 침.

『나랑 잘래?』

기묘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갤리를 보고 뉴트는 새 담배를 꺼냄. 이미 바닥에는 타다남은 담배가 산더미였고, 뉴트는 예의 그 접힌 눈으로 갤리를 봤지. 갤리는 눈을 옆으로 돌렸다가 답답한지 타이를 잡아당김.

『싫은데요.』

『왜? 싸게 해줄게.』웃으며 뱉는말에 갤리가 얼굴을 더 구김.

『전 돈으로 하는 관계는 영 안꼴려서.』

『공짜로 하고싶다?』

『진지하게 말한겁니다.』

더 들을 필요도 없다는듯 반쯤 탄 담배를 뱉고 비벼끈 갤리가 걸음을 돌림. 입에 담은 말은 진심이었음. 애인하고만 한다든지 그렇게까지 고지식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돈으로 하는건 아니었지. 상대방이 꼬셨어도 '돈 때문에'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등허리가 싸늘하게 식는 느낌이었음. 아무리 비싼값을 쳐도 그런걸로 살 수 있는게 아니라고 믿고있었지.

『내가 취향이 아니야?』

그리고 뱉은말이 진심이었으니까 갤리는 뒤에서 들려오는 말에 걸음을 멈춤. 어느새 갤리가 지나온 뒷문에 팔을 대고 기댄 뉴트가 웃고있었지. 갤리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고는 성대한 한숨을 쉬며 성큼성큼 왔던 길을 돌아감.

『모텔?』

『좀 닥치죠.』

그리고는 있는대로 인상을 쓰며 뉴트 맨다리를 쳐다보더니 하고있던 바텐더용 앞치마를 벗어서 뉴트 허리에 묶어줌.

『지랄말고 얼어뒤지기 전에 집가서 잠이나 자. 댁말대로 비리비리한 놈은 취향 아니니까.』

그러고는 대답도 안듣고 가버리는걸 그자세 그대로 쳐다보던 뉴트가 곧 웃음을 터뜨림. 깔깔거리고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경박한 웃음소리가 바 안쪽까지 들리는 통에 이미 코너를 돌아서 안보이는 뉴트가 있는쪽을 홱 째려본 갤리가 곧 혀를 차고는 신경끄기로함.



2.

그리고 다음날부터 뉴트의 추파가 시작됨. 쓰고 버리라고 갤리가 점주한테 값까지 지불한 앞치마를 그대로 입고나온 뉴트는 쇼시작 2시간 전부터 바 테이블에 걸터앉아서 갤리를 빤히 쳐다봤고, 갤리는 딱 죽을 것 같은 기분으로 그걸 최대한 무시함.

같은 타임인 알바선배 민호는 웬일로 바 안에 있냐고 뉴트에게 말을 붙였고 뉴트는 웃으며 '차인게 억울해서'라고 답했지. 그렇게 말하면서도 갤리한테서 눈도 떼지 않는데 누가 그 뜻을 못알아듣겠어. 민호는 묵묵히 잡일을 하는 갤리와 뉴트를 번갈아 쳐다봄.

『찼다고?』

대놓고 물어보는 질문에 힐끔 민호를 쳐다본 갤리가 답하지않고 대걸레질을 마저함. 어쭈, 씹네. 답이 부정이면 딱히 씹을 필요도 없었을테니 민호는 와르르 웃음을 터뜨림. 네가 뭐라고 뉴트를 차냐!

깔깔대는 웃음소리에 신경질적으로 대걸레를 밀던 갤리가 빽 짜증을 냄. 난 취향 아닌 사람 차지도 못한답니까! 그래봤자 웃음을 멈추지도 않은 민호는 취향 참 독특하다고 일갈을 넣고는 뉴트를 쳐다봄. 그래서, 꼬시려고 거기 앉아있는거야? 앞치마 두르고?

『쟤가 사줬어.』

『사준거 아니거든! 눈갱이니까 긴바지 입으라고!』

기어코 배를 잡고 구르는 민호를 향해 주운 종이뭉치를 던진 갤리가 씩씩대며 대걸레를 끌고 화장실로 향함. 놓칠세라 졸졸 쫓아오는 금발을 노려보면 화장실도 못가냐고 어깨를 으쓱였지.

『싸게 해준다니까?』

『돈가지고 안한다고!』

화장실 간다고 한주제에 문간에 기대서 팔짱을 낀 뉴트가 짜증스럽게 수도꼭지를 틀어 대걸레를 적시는 갤리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꼬리를 올림.

『깨끗한척 하는거 되게 역겨운거 알아?』

단박에 사납게 노려보는 눈길에 뉴트가 실실거림.

『어제 나랑 눈까지 마주쳤던 주제에.』이를 박박 갈면서도 대답을 돌리지 않은건 사실이기 때문이었음. 인기가 많으니까 얼마나 잘하는지 궁금했던게 계기였고, 어쨌건 절대 건전한 이유는 아니었으니까.

『어땠어? 꼴렸어?』

갤리는 다시 질문을 무시하고 철퍽거리며 대걸레를 밟음. 죽죽 뽑아져나오는 구정물이 갤리의 바지 밑단을 적시는걸 접은 눈으로 바라보던 뉴트가 걸음을 옮겨 갤리와 딱 한발자국만 남겨둔 거리에 섬.

『돼지들이 좋아서 환장하는 몸을 공짜로 봤잖아. 어땠냐고.』

철퍽. 갤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뉴트에게로 고개를 돌림. 명백히 약올리는 목적으로 웃고 있는 눈꼬리가 야살스럽게 휘어져있었고, 인상을 있는대로 구긴 갤리가 불시에 후드티의 멱살을 잡음.

『그딴 돼지새끼들이랑 같은줄 알아? 그렇게 자랑스러운 몸뚱이면 함부로 굴리지말고 작작해. 머리끝까지 구정물 투성이니까 소리도 안들리나본데, 난 돈으로 하는 관계는 안해. 좆같이 후리려들지말고 꺼져. 난 댁하고 자고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까.』

뉴트는 이를 드러내는 갤리를 불과 손가락 한뼘 앞에두고 눈을 가늘게 뜸. 처음으로 얼굴에서 웃음이 지워지는 것에 잠시 주춤거린 갤리가 곧 밀어내듯 멱살을 놓았지. 무표정인 그대로 뉴트가 곱게 다물린 입을 염.

『구정물 투성이인 걸레랑은 못자겠다?』

갤리는 반박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갑자기 벽으로 밀어붙여지는 통에 곧 침음만을 삼킴. 까만 눈동자가 불과 손가락 한뼘 앞에서 갤리의 눈을 보고있었지.

『난 말이야, 어차피 다 똑같은 돼지새끼인 주제에 자기만 잘났다고 설쳐대는 병신들이 제일 싫어.』

확실히 경멸을 담고있는 눈에 어금니를 사려문 갤리가 주먹을 쥠.

『싫으면 뭐 어쩔건데.』

죽이기라도 할거야? 사납게 일그러지는 표정과 대비되게 뉴트는 웃었음. 휘어지는 눈꼬리. 스테이지에서의 얼굴.

『현실을 깨닫게 해줘야지.』

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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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캐붕일까 :0.. 잘 모르겠다.


1.

늍갤 센티넬버스 보고싶다 보통 센티넬버스말고 좀 바꿔서 센티넬들은 초능력자고 그 초능력을 제대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가이드가 필요한걸로...

뉴트 초능력이 뭐냐면 독극물이라 해야하나 몸에서 산이 나오는. 나오게하고 안나오게하고 그런건 혼자서 조절할 수 있는데 문제는 농도였음. 써먹을 수 있게 되려면 산의 농도조절이 필요한데 그게 가이드가 없으면 안됨.

조절없이 쓰게되면 뉴트 본인의 피부도 견디질 못해서 자칫하면 녹아내리고 난리도 아니니까 뉴트는 능력을 쓸 때면 반드시 가이드를 대동했음. 뉴트의 등급은 S였고, 그에 합당하게 대우를 받았지. 가이드는 그때그때 괜찮은 사람으로 뽑아서 데려갈 수 있었음.

그냥 옆에서 호르몬 조절만 하게 해주면 되니까 가이드가 누가되든 별로 상관없어서 사실 오래보고 고르지도 않았음. 조건은 하나였지. 자신을 공포에 질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을것.

능력이 능력이다보니 알게모르게 사람들이 피하고 수근대는데 일하면서까지 그런거 듣고싶지는 않았음. 처음엔 안그랬더라도 골라놓고 일을하면 10명중 10명은 겁에 질려 피했으니 파트너를 안만들만도 했지.

뉴트의 손에 닿는 것 만으로도 녹아내리는 모든 것들. 대부분은 무기종류를 사용하지 못하게끔 녹이는 역할이었지만 실제로 현장에 투입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음. 군대 한부대와 맞먹는 신체역량을 가지고 아군이 죽도록 내버려둔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

뉴트는 쓸 수 있는 능력을 굳이 아끼는 성격이 아니었고 대게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적군을 처리했음. 총도, 칼도, 폭탄도 필요 없었지. 있는건 손 두개였고, 그걸로 충분했음. 뉴트가 싸우는 모습을 본 가이드는 두 번은 못하겠다고 손을 내젓기 일쑤였지.

암ㅇ튼 이건 클리셰니까 뉴트가 아무생각없이 고른 이번 가이드가 갤리였음. 이유는 별거 없었음 웃기게 생겼길래 쳐다봤더니 왠지 자기를 아니꼽게 보고있었거든.

두려워하거나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었지. 닿으면 녹을지도 모르는데 불합리해도 이해는 하는 부분이었음. 그러나 싫어하는건 아니었지. 그렇게 똑바로 자신을 아니꼽게 노려보는건 처음이었음. 뭐가 마음에 안드는건지 까지는 알바가 아니었고.

갤리의 등급은 하나 아래인 A였고 S등급이 널려있었지만 어쨌든 뉴트는 갤리를 고름. 불만이라도 터뜨릴줄 알았더니 묵묵히 나오는게 공과 사를 구분하려는듯 보였지. 장난끼가 돌아서 뉴트는 손을 내밈. 명백히 악수하자는 의미였고, 뉴트의 능력을 아는 대부분은 꺼려했지.

갤리는 별 반응없이 손을 맞잡음. 이름은 당연히 알고있겠지만 뉴트는 충동적으로 자기소개를 했고, 갤리는 눈썹을 구부렸다가 잇따라 자기 이름을 말했음. 물론 갤리의 이름 정도야 알고있었던 뉴트는 잘부탁한다고 웃었고, 갤리는 웃지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임.


2.

미션 중에는 별거없었음. 갤리는 뉴트의 호르몬이 폭주하지 않도록 거리를 유지하며 백업을 했고, 뉴트는 언제나처럼 전달받은 지령 이상을 수행했지.

살. 녹아내리는 가죽과 근육. 인체는 대부분 농도를 그리 짙게하지 않아도 쉽게 태울 수 있었음. 무기보다 배는 쉬웠지.

가장 편리한 점은, 손에 피가 묻어나오지 않는다는거였음. 그을음도, 살비늘도, 그어떤 흔적도 손바닥에 남지 않았음. 전투를 끝낸 뉴트는 투입되었을 때와 별다를 것 없이 깨끗했고, 그것이 가이드들과 아군들마저 뉴트를 질려하는 이유였지.

마지막 타깃의 얼굴을 손에서 놓은 뉴트가 여기저기 망가진 시체들을 널려있는 연극소품들 마냥 넘어서 돌아옴. A급 가이드라도 S급과 별 차이 없는걸 보면 아마 승급하기 직전인 것 같았지.

갤리는 바닥에 앉아 탄창이 빈 총을 갈무리하고 있었음. 뉴트가 다가가자 눈을 들어 힐끔 보고는 총을 챙겨 일어섰고, 그대로 뒤를 돌았지.

『안무서워하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뒤따라가며 뉴트가 뱉음. 갤리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고, 눈에 들어있는건 두려움이 아니었지.

『왜 내가 널 무서워해야하는데.』

경멸. 뼈 속 깊이 스며져있는 역겨움. 뉴트는 고개를 삐뚤게 함.

『봤잖아. 멀쩡한 인간 얼굴 가죽 뭉게놓는거. 대부분은 무서워하는데, 넌 날 싫어하네. 내가 뭐 잘못했어?』

갤리는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림. 어깨에 맨 총대를 잡고, 가던 길을 마저 밟았지. 뉴트는 갤리를 따라 다리를 움직임. 열 걸음.

『사람을 죽였잖아.』

갤리의 걸음은 멈춰지지 않았음. 씹어서 뱉듯이 쏘아지는 문장. 뉴트는 멈춰섰고, 갤리는 그상태로 더 걷다가 돌연 움직임을 멈추고 뒤를 돌음.

『나도 마찬가지고.』

빈 탄창. 갤리의 사격실력은 나름대로 훌륭했고, 총구를 떠난 총알은 대부분 적군의 급소에 박혔다. 쓰러지는 사람과 사람과 사람. 탄 냄새. 비명과 시체.

『너나 나나 다 똑같이 역겨운 살인자 새끼들일 뿐인데, 왜 내가 널 무서워 해야해?』

어떻게 죽였던 방법은 상관 없었음. 축복받은 능력으로 가죽을 뭉게던, 세기의 발명품을 급소에 박아 못쓰게 만들던, 움직임이 없어질 때까지 주먹으로 패던, 결국은 살인자일 뿐인데. 보기에 잔인하고 무서운 것 따위가 무슨 상관일까.

뉴트는 입을 다물었고, 갤리는 그대로 갈길을 찾아감.


Posted by 콩식빵
, |




인더플 보고 너무 뻐렁쳐서 쓴 썰. 이게 끝이야? 하는데서 끝나지만 네, 끝입니다.



1.

인더플AU로 늍갤이 너무 보고싶은 것이다... 늍갤은 어렸을때부터 소꿉친구였는데 뉴트가 갤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어차피 이뤄질 가능성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자살했던거지...

다만 이유는 밝히지 않고 돌연 자살했던거라 갤리도 부모님도 아무도 이유를 몰랐음. 갤리는 뉴트가 자살할 정도의 우울해 했던 일을 자신한테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났고 뉴트의 장례식에도, 무덤에도 한 번도 가지 않았음. 그러다가 부활이 일어남.

갤리는 살기 위해서 HVF에 가담했고 뉴트도 좀비가 되었을거라는 생각은 애써 지워버리려고 했음. 다만 정말로 되었다면, 제발, 제발 자신의 앞에는 나타나지 않기를, 자신이 그를 쏴버리는 상황만은 오지 않기를 간절하게 빌었지. 갤리는 알고있었음. 만약 뉴트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저 끔찍한 좀비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면, 상황이 어찌됐든 자신이 뉴트의 머리에 총알을 박을 수 있다는걸. 그게 빌어먹을 구원이든 그냥 단순한 살인일 뿐이든 상관없이.

그리고 끔찍했던 5년이 지남. 갤리는 하나뿐이었던 여동생을 잃었고, 총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으며, 22살의 성인이 됨. 뉴트롭실린의 개발로 전쟁은 끝났고, 전쟁영웅은 설 곳을 잃었지. 상관없었음. 전쟁영웅이라는 호칭도 사실 웃기는 말이었으니.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터뜨린 좀비들은 갤리가 눈을 감을 때마다 기다렸다는듯 달려들었고, 더이상 순찰도, 총격전도 나갈 필요 없어진 갤리는 집안에서 내내 불면증을 앓음. 사람을 죽였어. 내가 사람을 죽였어. 아무리 주위사람들이 그들은 사람이 아닌 좀비고 살기위해 했던 일이라고 설득해도 갤리는 겉으로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지.

치료를 받은 좀비, 그러니까 PDS환자들은 하나둘 씩 마을로 돌아오고 있었음. 반응은 제각각이었고 HVF에 있었던 사람들과 일부 사람들은 대놓고 그들을 손가락질했고 일부는 피해다니거나 가족인 사람들은 신에게 감사를 빌었지. 갤리는 피해다니는 쪽에 속했음. 역겨워서나 그들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음.

자신이 죽였던 그 좀비들. 그들도 총에 맞지 않았다면 저렇게 돌아올 수 있었을텐데.

갈등은 분명 있었지만 PDS환자들은 나름 착실히 융화되어가고 있었음. 파운데이션과 렌즈의 사용은 일반인들의 불안감을 천천히 지워줬고, 정말 죽기전과 똑같은 환자들의 양상도 도움이 되었지. 좀비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지 않은 마을이라 그런것 같았음.

여전히 불신하는 세력이 존재했지만 그들이 걱정하는 사건 같은건 일어나지 않았음. 그러나 갤리는 여전히 PDS환자를 보면 목에 밧줄이 감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 그 죄책감. 백태가 낀 작은 동공은 그 모습만으로도 갤리를 옭아매기에 충분했음.

부모님은 밖으로 나가려들지 않는 아들을 걱정했고 갤리도 그것을 알았지만 벗어날수가 없었음. 여전히 침대맡에는 44구경 콜드가 장전되어 있었고 악몽이 심한날에는 벽에 총구멍이 나기도했지. 그리고 정신병원에라도 가야할지 고민하던 나날들중 소식이 들어옴.

뉴트. 6년전에 이유없이 자살한 소꿉친구가 창백하게 질린채로 돌아왔다고.



2.

갤리는 보다못한 어머니가 심부름이라도 하라고 마트로 내보냈던 5일전 이후 처음으로 현관을 박참. 다른 생각은 없었음. 그저 얼굴을 보자마자 주먹으로 예쁘장한 뺨을 갈길 계획 밖에는 없었지. 그 개새끼. 적어도 반죽음은 만들어놔야 속이 풀릴 것 같았음.

그리고 문이 부숴져라 두들긴 이웃집의 문에서 뉴트의 어머니가 나옴.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인 한 때 마을 최고의 미인은 황급히 얼굴을 갈무리하고 갤리가 들어올 수 있게 한발자국 물러남. 갤리는 말 한마디 없이 안으로 발을 들였음.

그리고 성큼성큼 걸어들어간 집에는, 마치 유령처럼 우뚝 제자리에 서있는 뉴트가 있었음. 파운데이션과 렌즈. 질리도록 봤던 검은 후드와 청바지. 흐트러진 금발. 6년 전 죽었던 자신의 소꿉친구는 전에 없이 음울한 눈으로 세 발자국 거리에 멈춰선 갤리를 봄.

뉴트는 6년전과 똑같았음. 파운데이션의 색이 맞지 않아서 조금 탄 것 같이 보이기는 했지만, 키도, 깡마른 체격도, 학교에서 인기를 독차지했던 얼굴도 전부 그대로였지. 예전과는 달리 머리 하나가 커진 갤리는 현기증을 느끼며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올림.

손가락이 닿은 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음. 뉴트의 시체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갤리였고, 그 때도 이렇게 뺨에 손을 대봤었지. 똑같았음. 손에 닿은 감촉이, 사형 선고를 내렸던 온도가, 참담하게 감긴 눈꺼풀마저 모두. 갤리는 다리를 무너뜨림.



3.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패고싶던 마음도 싹 사그라들었지. 그저 뉴트의 손목을 잡고 빌어먹을 새끼라고 욕을 중얼거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음. 네가 나한테 어떤짓을 했는지 알아? 개새끼. 나쁜새끼. 어떻게 그딴 생각을해. 어떻게 날 놔두고 갈 생각을해.

뉴트는 망부석처럼 그저 서있다가 천천히 몸을 굽힘. 6년. 한없이 개구지기만했던 얼굴은 훌쩍 자라 모양이 잡혀있었고, 녹색의 눈은 형용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뉴트를 마주보고 있었지.

갤리. 갈라지는 목소리에 갤리가 결국 뉴트를 끌어안음.

시발새끼. 못된새끼. 죽여버릴거야. 내가 6년동안 뭘하고 다녔는지 알아? 엿같이 힘들었다고. 넌 옆에 없었잖아. 빌어먹을. 개새끼. 멍청한 새끼. 끊임없이 쏟아지는 욕들을 뉴트는 눈을 감고 들었음. 죽은몸으로는 그토록 바라던 온기조차 느낄 수 없었지.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목소리를 삼키고 뉴트가 갤리를 안은 손에 힘을 넣음.


정말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뉴트는 갤리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음.






4.

재회는 뉴트의 아버지가 갤리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끝이남. 떨어져나가는 덩치에 손을 말아쥔 뉴트가 눈을 뜸. 잡아먹을듯 노려보는 눈에는 물기가 있었고 대부분 차지한 감정은 분노에 가까워보였지. 뉴트는 눈을 의미없이 몇 번 문질렀다가 지친듯이 웃음.

『오랜만이야.』

갤리는 어이가 없다는듯 숨을 뱉었지만 곧 헛기침을 함. 그제서야 몰려오는 어색함이 갤리를 초조하게 만들었지. 뉴트와 있으면서 어색했던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시각을 달리해서 뉴트를 눈에 담은 갤리는 곧 입술을 깨뭄.

안고있던중에 옷에 파운데이션이 지워진건지 뺨 쪽이 하얗게 번져있었음. 시선을 눈치챈건지 얼굴로 손을 가져간 뉴트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지. 갤리가 HVF에 소속 되어있었다는건 들어서 알고 있었음. 뉴트는 사과했고, 갤리는 고개를 저었지.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했지만 결국 갤리의 목에는 밧줄이 감김. 눈에 띄게 창백해지는 얼굴에 뉴트가 어금니를 사려물었지. 예상했잖아. 알고있었잖아. 그 때 죽지 않았다면 어차피 마주했을 얼굴일텐데.

『와줘서 고맙고, 반가워서 조금 더 있고싶은데 그... 돌아온지 하루잖아. 가족이랑 같이 있어야지.』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말에 갤리가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임. 땀이 베어나손 손바닥을 생각없이 옷자락에 닦고 갤리가 등을 돌림.

그후로는 일주일 동안 공백이었음. 뉴트는 6년동안 바뀐 마을을 눈에 익히기 위해 자주 밖으로 나갔지만, 한번도 갤리를 만날 수는 없었지. 피해다니는거라고 생각했음. 여동생까지 잃었다는데 PDS환자가 증오스러울만 하다고 생각했지.

차라리 나았음. 얼굴을 마주보지 않으면 괜찮았으니까. 예전처럼 쓸데없이 희망고문 당하는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았음. 아니 사실은, 전혀 낫지 않았음. 그래도 참아야했고 뉴트는 참는데에는 이골이 나있는 사람이었지.



Posted by 콩식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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