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갤리] In the Flash AU PDS환자 뉴트 x HVF소속 갤리 썰

콩식빵 2014. 12. 3. 19:51




인더플 보고 너무 뻐렁쳐서 쓴 썰. 이게 끝이야? 하는데서 끝나지만 네, 끝입니다.



1.

인더플AU로 늍갤이 너무 보고싶은 것이다... 늍갤은 어렸을때부터 소꿉친구였는데 뉴트가 갤리를 좋아하게 되면서 어차피 이뤄질 가능성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자살했던거지...

다만 이유는 밝히지 않고 돌연 자살했던거라 갤리도 부모님도 아무도 이유를 몰랐음. 갤리는 뉴트가 자살할 정도의 우울해 했던 일을 자신한테 말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났고 뉴트의 장례식에도, 무덤에도 한 번도 가지 않았음. 그러다가 부활이 일어남.

갤리는 살기 위해서 HVF에 가담했고 뉴트도 좀비가 되었을거라는 생각은 애써 지워버리려고 했음. 다만 정말로 되었다면, 제발, 제발 자신의 앞에는 나타나지 않기를, 자신이 그를 쏴버리는 상황만은 오지 않기를 간절하게 빌었지. 갤리는 알고있었음. 만약 뉴트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저 끔찍한 좀비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면, 상황이 어찌됐든 자신이 뉴트의 머리에 총알을 박을 수 있다는걸. 그게 빌어먹을 구원이든 그냥 단순한 살인일 뿐이든 상관없이.

그리고 끔찍했던 5년이 지남. 갤리는 하나뿐이었던 여동생을 잃었고, 총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으며, 22살의 성인이 됨. 뉴트롭실린의 개발로 전쟁은 끝났고, 전쟁영웅은 설 곳을 잃었지. 상관없었음. 전쟁영웅이라는 호칭도 사실 웃기는 말이었으니.

자신의 손으로 머리를 터뜨린 좀비들은 갤리가 눈을 감을 때마다 기다렸다는듯 달려들었고, 더이상 순찰도, 총격전도 나갈 필요 없어진 갤리는 집안에서 내내 불면증을 앓음. 사람을 죽였어. 내가 사람을 죽였어. 아무리 주위사람들이 그들은 사람이 아닌 좀비고 살기위해 했던 일이라고 설득해도 갤리는 겉으로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지.

치료를 받은 좀비, 그러니까 PDS환자들은 하나둘 씩 마을로 돌아오고 있었음. 반응은 제각각이었고 HVF에 있었던 사람들과 일부 사람들은 대놓고 그들을 손가락질했고 일부는 피해다니거나 가족인 사람들은 신에게 감사를 빌었지. 갤리는 피해다니는 쪽에 속했음. 역겨워서나 그들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해서가 아니었음.

자신이 죽였던 그 좀비들. 그들도 총에 맞지 않았다면 저렇게 돌아올 수 있었을텐데.

갈등은 분명 있었지만 PDS환자들은 나름 착실히 융화되어가고 있었음. 파운데이션과 렌즈의 사용은 일반인들의 불안감을 천천히 지워줬고, 정말 죽기전과 똑같은 환자들의 양상도 도움이 되었지. 좀비들에게 피해를 많이 입지 않은 마을이라 그런것 같았음.

여전히 불신하는 세력이 존재했지만 그들이 걱정하는 사건 같은건 일어나지 않았음. 그러나 갤리는 여전히 PDS환자를 보면 목에 밧줄이 감긴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 그 죄책감. 백태가 낀 작은 동공은 그 모습만으로도 갤리를 옭아매기에 충분했음.

부모님은 밖으로 나가려들지 않는 아들을 걱정했고 갤리도 그것을 알았지만 벗어날수가 없었음. 여전히 침대맡에는 44구경 콜드가 장전되어 있었고 악몽이 심한날에는 벽에 총구멍이 나기도했지. 그리고 정신병원에라도 가야할지 고민하던 나날들중 소식이 들어옴.

뉴트. 6년전에 이유없이 자살한 소꿉친구가 창백하게 질린채로 돌아왔다고.



2.

갤리는 보다못한 어머니가 심부름이라도 하라고 마트로 내보냈던 5일전 이후 처음으로 현관을 박참. 다른 생각은 없었음. 그저 얼굴을 보자마자 주먹으로 예쁘장한 뺨을 갈길 계획 밖에는 없었지. 그 개새끼. 적어도 반죽음은 만들어놔야 속이 풀릴 것 같았음.

그리고 문이 부숴져라 두들긴 이웃집의 문에서 뉴트의 어머니가 나옴. 얼굴이 온통 눈물로 범벅인 한 때 마을 최고의 미인은 황급히 얼굴을 갈무리하고 갤리가 들어올 수 있게 한발자국 물러남. 갤리는 말 한마디 없이 안으로 발을 들였음.

그리고 성큼성큼 걸어들어간 집에는, 마치 유령처럼 우뚝 제자리에 서있는 뉴트가 있었음. 파운데이션과 렌즈. 질리도록 봤던 검은 후드와 청바지. 흐트러진 금발. 6년 전 죽었던 자신의 소꿉친구는 전에 없이 음울한 눈으로 세 발자국 거리에 멈춰선 갤리를 봄.

뉴트는 6년전과 똑같았음. 파운데이션의 색이 맞지 않아서 조금 탄 것 같이 보이기는 했지만, 키도, 깡마른 체격도, 학교에서 인기를 독차지했던 얼굴도 전부 그대로였지. 예전과는 달리 머리 하나가 커진 갤리는 현기증을 느끼며 덜덜 떨리는 손을 들어올림.

손가락이 닿은 뺨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음. 뉴트의 시체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갤리였고, 그 때도 이렇게 뺨에 손을 대봤었지. 똑같았음. 손에 닿은 감촉이, 사형 선고를 내렸던 온도가, 참담하게 감긴 눈꺼풀마저 모두. 갤리는 다리를 무너뜨림.



3.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패고싶던 마음도 싹 사그라들었지. 그저 뉴트의 손목을 잡고 빌어먹을 새끼라고 욕을 중얼거리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음. 네가 나한테 어떤짓을 했는지 알아? 개새끼. 나쁜새끼. 어떻게 그딴 생각을해. 어떻게 날 놔두고 갈 생각을해.

뉴트는 망부석처럼 그저 서있다가 천천히 몸을 굽힘. 6년. 한없이 개구지기만했던 얼굴은 훌쩍 자라 모양이 잡혀있었고, 녹색의 눈은 형용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뉴트를 마주보고 있었지.

갤리. 갈라지는 목소리에 갤리가 결국 뉴트를 끌어안음.

시발새끼. 못된새끼. 죽여버릴거야. 내가 6년동안 뭘하고 다녔는지 알아? 엿같이 힘들었다고. 넌 옆에 없었잖아. 빌어먹을. 개새끼. 멍청한 새끼. 끊임없이 쏟아지는 욕들을 뉴트는 눈을 감고 들었음. 죽은몸으로는 그토록 바라던 온기조차 느낄 수 없었지.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목소리를 삼키고 뉴트가 갤리를 안은 손에 힘을 넣음.


정말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는데.

뉴트는 갤리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음.






4.

재회는 뉴트의 아버지가 갤리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끝이남. 떨어져나가는 덩치에 손을 말아쥔 뉴트가 눈을 뜸. 잡아먹을듯 노려보는 눈에는 물기가 있었고 대부분 차지한 감정은 분노에 가까워보였지. 뉴트는 눈을 의미없이 몇 번 문질렀다가 지친듯이 웃음.

『오랜만이야.』

갤리는 어이가 없다는듯 숨을 뱉었지만 곧 헛기침을 함. 그제서야 몰려오는 어색함이 갤리를 초조하게 만들었지. 뉴트와 있으면서 어색했던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시각을 달리해서 뉴트를 눈에 담은 갤리는 곧 입술을 깨뭄.

안고있던중에 옷에 파운데이션이 지워진건지 뺨 쪽이 하얗게 번져있었음. 시선을 눈치챈건지 얼굴로 손을 가져간 뉴트가 어색하게 입꼬리를 올렸지. 갤리가 HVF에 소속 되어있었다는건 들어서 알고 있었음. 뉴트는 사과했고, 갤리는 고개를 저었지.

아무렇지 않은척 하려고 했지만 결국 갤리의 목에는 밧줄이 감김. 눈에 띄게 창백해지는 얼굴에 뉴트가 어금니를 사려물었지. 예상했잖아. 알고있었잖아. 그 때 죽지 않았다면 어차피 마주했을 얼굴일텐데.

『와줘서 고맙고, 반가워서 조금 더 있고싶은데 그... 돌아온지 하루잖아. 가족이랑 같이 있어야지.』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렇지 않은척 하는 말에 갤리가 어색하게 웃고는 고개를 끄덕임. 땀이 베어나손 손바닥을 생각없이 옷자락에 닦고 갤리가 등을 돌림.

그후로는 일주일 동안 공백이었음. 뉴트는 6년동안 바뀐 마을을 눈에 익히기 위해 자주 밖으로 나갔지만, 한번도 갤리를 만날 수는 없었지. 피해다니는거라고 생각했음. 여동생까지 잃었다는데 PDS환자가 증오스러울만 하다고 생각했지.

차라리 나았음. 얼굴을 마주보지 않으면 괜찮았으니까. 예전처럼 쓸데없이 희망고문 당하는것 보다는 나은 것 같았음. 아니 사실은, 전혀 낫지 않았음. 그래도 참아야했고 뉴트는 참는데에는 이골이 나있는 사람이었지.